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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피치클록 줄부상 논란…KBO 입장은?

“인과관계 입증 안됐고

규정시간 美와 다르지만

경기시간 단축은 과제”

게릿 콜(위), 오타니 쇼헤이.

게릿 콜(위), 오타니 쇼헤이.

메이저리그(MLB) 투수 게릿 콜(뉴욕양키스), 로비 레이(샌프란시스코), 셰인 비버(클리블랜드)는 2024시즌 들어 단 1경기도 나서지지 못했다. 팔꿈치 부상으로 재활 중이다. 명예의전당 헌액을 예약한 저스틴 벌랜더(휴스턴)는 어깨 부상 여파로 지난 19일에야 첫 등판을 했다. 이들은 지난 4년간 사이영상 수상자들로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최고 투수들이다.

메이저리그 선수노조 위원장 토니 클락은 최근 성명을 내고 리그가 무리하게 투구 시간을 단축한 것이 투수 부상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리그가 이런 변화의 영향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선수들에 대한 전례 없는 위협”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통산 214승 투수 맥스 셔저(텍사스)가 지난해 피치클록 때문에 투수 부상이 늘었다고 책임을 돌렸고, 통산 425세이브를 거둔 켄리 잰슨(보스턴) 역시 최근 팟캐스트 방송에서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15초도 안되는 시간마다 공을 던져야 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겠느냐. 투수들이 숨 고를 시간도 없다”고 말했다. 오타니 역시 “부담이 커진 건 확실하다”고 최근 인터뷰에서 말했다.

실제로 피치클록이 투수 부상의 직접적인 원인이라 단정 짓기는 아직 어렵다. 피치클록 도입 이전부터 투수 부상은 매년 꾸준히 증가해왔다. MLB와 마이너리그를 통틀어 2010년 103건이던 토미 존 수술이 2021년 316건으로 최고치를 찍었고, 2022년 241건으로 다소 줄었다. 피치클록이 도입된 지난해에는 263건을 기록했다. 이른바 ‘구속 혁명’으로 더 빠른 공, 더 회전수 많은 공이 다수 투수들의 지상과제로 떠올랐고 심지어는 10대 선수들까지 구속과 회전수를 올리려 하다 보니 부담이 가중되면서 부상이 늘고 있다는 데는 크게 이견이 없다. 여기에 피치클록까지 영향을 끼쳤는지, 끼쳤다면 어느 정도인지는 현재로서는 결론을 내리기가 어렵다.

내년 시즌 피치클록 도입을 계획 중인 KBO도 MLB에서 진행 중인 논란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KBO 관계자는 “MLB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주의 깊게 살피고 있고, 관련 자료들도 받아보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피치클록과 부상 사이 정말 관계가 있다고 밝혀진 건 없다. 규정 시간도 미국과는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MLB가 피치클록을 대대적으로 건드릴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면서 “경기 시간 단축은 리그 존폐의 문제라는 게 MLB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경기 시간을 줄이지 않고서는 리그 경쟁력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이 같은 시각은 KBO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