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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기적같은 우승 최경주 “PGA투어 첫승 때도 행운있었지만, 오늘이 하일라이트”

최경주가 19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GC에서 열린 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 최종라운드 2차 연장에서 승리한 뒤 첫 연장전에서 기사회생한 개울 가운데 작은 섬에 올라 캐디와 기념촬영 하고 있다. |KPGA 제공

최경주가 19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GC에서 열린 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 최종라운드 2차 연장에서 승리한 뒤 첫 연장전에서 기사회생한 개울 가운데 작은 섬에 올라 캐디와 기념촬영 하고 있다. |KPGA 제공

“지난 29차례 우승에서 한 번도 오늘처럼 감정이 올라온 적이 없었다.”

최경주(54)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최고령 우승 새 역사를 쓴 뒤 짜릿한 승부를 돌아보며 또 한 번 감격에 젖었다.

최경주는 19일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GC(파71·7326야드)에서 열린 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총상금 13억원) 최종라운드에서 3타를 잃고 합계 3언더파 281타로 마친 뒤 공동선두 박상현과 벌인 2번째 연장전에서 승리했다. 2012년 KPGA투어 CJ 인비테이셔널 이후 11년 7개월 만에 통산 17승, 2005년 매경오픈에서 최상호의 50세 4개월을 넘어 국내 프로투어 최고령 우승을 달성한 최경주는 “오늘 우승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1타차 선두로 맞은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연장전으로 끌려간 최경주는 같은 홀에서 이어진 첫 연장에서 세컨샷을 실수해 물에 빠뜨리는 듯 했으나 그린 앞 개울 가운데의 작은 섬에 공이 떨어져 기적처럼 파를 지킨 끝에 두번째 연장에서 승리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최경주는 “연장전 세컨샷을 치고 ‘아, 이건 물에 들어갔다’고 생각하며 발을 떼려는데 갤러리 반응이 달랐다”며 “공이 살아 있는 것 같다고 느꼈고, 공이 그 조그마한 섬에 있어 ‘하나님이 저를 도우시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 30㎝ 앞에 돌이 튀어나와 있어 54도 웨지 보다 59도 웨지로 스핀없이 굴러가는 샷을 쳐 홀에 붙여 재연장을 만든게 오늘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최경주는 “오늘 너무 우승하고 싶었다. 5타차 선두지만 몸은 무거웠고, 후배들은 누군가 치고 올라올 것으로 생각했다”며 “연장전 세컨샷 상황은 말로 설명하기 어렵고, 내가 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우승 직후 감정이 솟구친 이유를 설명했다.

과거에도 그는 행운을 딛고 우승한 적이 있었다고 했다. “2002년 PGA 투어 컴팩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차지할 때도 13번홀에서 갤러리 무릎을 맞고 들어온 공을 버디로 연결시킨 적이 있었다”고 돌아본 그는 “그런데, 오늘이 하일라이트입니다”라며 특유의 큰 웃음을 터뜨렸다.

18번홀에서 3차례 이어진 상황 설명도 극적이었다. 정규라운드 18번홀에서는 몸이 제대로 돌지 못해 티샷이 짧은 바람에 239야드를 남기고 세컨샷을 3번우드로 쳐야 했다. 결국 보기가 나와 연장전으로 가야했다.

첫 연장전에서는 228야드를 남기고 5번 우드로 친게 ‘기적의 섬’으로 떨어져 기사회생했고, 마지막 연장에서는 “온 몸을 다 틀어서 친 샷으로 198야드를 남겨 5번 아이언으로 투 온에 성공했다”고 했다. “캐디인 에인절 몽구스가 절대로 핀 왼쪽으로 치면 안된다고 했는데 그린 오른쪽으로 올라가자 그가 너무 좋아했다”고 말했다.

PGA 정규투어 500회 출장을 2경기 남기고 있는 그는 “전 챔피언 자격으로 나갈 수 있는 대회가 있어 500회는 채울 계획”이라고 말했고 “올해 PGA 투어 챔피언스에서 상금 10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꼭 달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핀크스GC의 랜드마크로 남을 18번홀 그린 개울 가운데 작은 섬에 대해선 “‘K.J. 최 아일랜드로 이름 붙이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