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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현장] 변화 두려워하지 않은 오승환…‘20세이브 선착’, 전설은 계속된다

오승환이 12일 대구 LG전에서 마지막 이닝을 마친 뒤 포수 이병헌과 세리머니하고 있다. 삼성 제공

오승환이 12일 대구 LG전에서 마지막 이닝을 마친 뒤 포수 이병헌과 세리머니하고 있다. 삼성 제공

오승환(42·삼성)은 KBO리그 역대 최고의 마무리 투수다.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최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2일 대구 LG전에서 세이브 1개를 추가해 가장 먼저 2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삼성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불펜진 보강에 집중했다. 내부 자유계약선수(FA) 오승환을 2년 총액 22억원에 잔류시킨 것은 물론 직전 시즌까지 KT에서 마무리 투수로 뛰던 FA 김재윤을 4년 총액 58억원에 영입했다. 키움에 몸담았던 FA 임창민과도 2년 총액 8억원에 계약했다. 김재윤과 임창민은 리그에서 통산 100세이브 이상을 기록한 베테랑 투수다.

전력을 갖춘 뒤엔 누가 마무리 보직을 맡을 것인지가 관심사였다. 자연스럽게 경쟁 구도가 형성됐고, 오승환은 명성이 아닌 실력으로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그렇게 올 시즌 현재 29경기 1승2패 20세이브 평균자책 1.72의 성적을 거뒀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불펜진을 보강했지만, 제일 믿고 맡길 수 있는 건 오승환”이라며 “그 이름이 제 머릿속에 딱 박혀 있다”강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오승환이 12일 대구 LG전에서 힘껏 투구하고 있다. 삼성 제공

오승환이 12일 대구 LG전에서 힘껏 투구하고 있다. 삼성 제공

전성기 시절 오승환이 던지는 속구는 ‘돌직구’라고 불렸다. 마운드에서 늘 평정심을 유지하던 그에겐 ‘돌부처’란 별명이 붙었다. 빠른 공 하나로 타자를 압도할 수 있었고,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 1982년생 오승환은 이제 예전만큼 힘 있고 빠른 공을 던지진 못한다. 마운드에서 가끔 흔들리기도 한다. 그런데 여전히 강력하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스스로 변화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일본프로야구(NPB) 진출 전 마지막 시즌인 2013년 74.2%(스탯티즈)에 달했던 오승환의 포심 구사율은 올해 41.1%로 줄었다. 대신 슬라이더나 포크볼 등 변화구 구사율이 증가했다. 더는 힘 대 힘으로 맞붙는 정직한 승부를 고집하지 않는다.

오승환(왼쪽)이 12일 대구 LG전 승리 후 박진만 삼성 감독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삼성 제공

오승환(왼쪽)이 12일 대구 LG전 승리 후 박진만 삼성 감독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삼성 제공

박 감독은 “젊었을 때와 비교하면 스피드가 떨어지기 때문에 자기 상황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 오승환은 ‘대투수’인데도 그렇게 변화했다”며 “팀에 있는 고참 선수들도 오승환의 모습을 보며 두려워하지 말고 변화를 시도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변화를 거부하지 않은 오승환은 KBO리그의 ‘살아있는’ 역사가 됐다. 지난해 6월6일 대구 NC전에선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를 달성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10월14일 대구 SSG전에선 역대 최초로 KBO리그 통산 400세이브도 기록했다.

올해는 자신보다 19살 어린 KIA의 마무리 투수 정해영(23·18세이브) 등과 세이브왕 경쟁을 하고 있다.

전설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