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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현장] 양준혁의 기록을 넘은 박용택이 자신의 기록을 넘은 손아섭에게

20일 잠실 두산전에서 KBO 최다 안타 신기록을 작성한 손아섭이 기념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잠실 두산전에서 KBO 최다 안타 신기록을 작성한 손아섭이 기념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선 KBO리그 안타의 역사가 바뀌었다. 이날 손아섭(36·NC)은 6회초 2사에서 두산 선발 라울 알칸타라를 상대로 깔끔한 좌전 안타를 쳤다. 이 안타는 손아섭의 KBO 개인 통산 2505번째 안타였다.

전날 2안타를 쳐 박용택 KBS N 스포츠 해설위원과 최다 안타 부문 공동 1위(2504개)에 올랐던 손아섭은 이날 박 위원을 뛰어넘고 최다 안타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이닝이 종료된 후엔 새 역사를 기념하는 행사가 진행됐다.

박용택 해설위원이 20일 잠실 두산전에서 KBO 최다 안타 신기록을 세운 손아섭(오른쪽)에게 꽃다발을 건네고 있다. 연합뉴스

박용택 해설위원이 20일 잠실 두산전에서 KBO 최다 안타 신기록을 세운 손아섭(오른쪽)에게 꽃다발을 건네고 있다. 연합뉴스

손아섭은 구단이 ‘최고의 교타자’란 의미를 담아 제작한 쟁반형 트로피를 번쩍 들고 기뻐했다. 강인권 NC 감독과 양 팀 주장인 박건우(NC), 양석환(두산) 등이 손아섭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양 팀 선수들은 모두 더그아웃에서 나와 박수를 치며 ‘레전드’를 예우했다. 잠실구장을 채운 1만909명 관중들도 큰 함성으로 축하했다.

‘깜짝 손님’이 있었다. 손아섭에게 1위 자리를 내준 박 위원이었다. 그는 후배가 신기록을 세우는 모습을 직접 보기 위해 기꺼이 잠실 구장을 찾았다. 박 위원이 NC 구단에 직접 요청해 성사된 방문이다.

2002년 LG에서 데뷔해 2020년 은퇴할 때까지 ‘원클럽맨’으로 활약했던 박 위원도 앞선 누군가를 제치고 최다 안타 1위에 올랐다. 그는 2018년 6월23일 2319번째 안타를 쳐 양준혁 야구재단 이사장의 기록(2318개)을 뛰어넘었다. 그는 언젠가 자신의 기록도 깨질 것이란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20일 잠실 두산전에서 KBO 개인 최다 안타 신기록을 작성한 손아섭(왼쪽 두 번째)이 박건우, 박용택 해설위원, 양석환(왼쪽부터)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잠실 두산전에서 KBO 개인 최다 안타 신기록을 작성한 손아섭(왼쪽 두 번째)이 박건우, 박용택 해설위원, 양석환(왼쪽부터)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위원은 경기 전 “내가 KBO 통산 최다 안타 기록을 세울 때 양준혁 선배가 직접 와서 축하해줬다”며 “손아섭은 그 누구보다 한 타석, 한 타석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타자다. 3000안타 기록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후배의 앞길을 진심으로 응원했다.

박 위원은 자신의 기록을 넘은 손아섭에게 꽃다발을 건넨 뒤 꼭 안아줬다. 박 위원의 이런 마음은 손아섭의 ‘신기록’을 더 돋보이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