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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기 맞았지만 상대 타자도 투수도 감탄··· 신인 새역사 쓴 김택연의 3연속 3구 삼진

두산 김택연이 10일 수원 KT전 9회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김택연이 10일 수원 KT전 9회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김택연이 10일 수원 KT전 9회말 등판해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김택연이 10일 수원 KT전 9회말 등판해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김택연(19)은 10일 수원 KT전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2사 후 홍현빈을 볼넷으로 내보낸 게 화근이 됐다. 2사 1루에서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안타를 맞았고, 2사 1·3루 풀카운트 승부에서 강백호에게 다시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김택연은 고개를 떨궜지만, 그에게 패전의 책임을 묻기는 어려웠다. 그러기에는 앞서 아웃 카운트 5개를 잡는 동안 피칭이 너무나 강렬했다.

김택연은 6-6 동점이던 9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KT 4번 오재일, 5번 배정대, 6번 황재균까지 리그에서 내로라하는 타자 셋을 모두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KBO 역대 9번째, 팀 사상 4번째 그리고 신인 투수로는 역대 최초로 무결점 이닝(한 이닝 최소 투구 3탈삼진) 기록을 세웠다. 10회 들어서도 김택연은 삼진 2개를 추가했다. 김상수를 6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후속 박민석을 다시 3구 삼진으로 잡아냈다. 홍현빈을 내보내기 전까지 상대한 다섯 타자 중 넷을 3구 삼진으로 잡아낸 것이다. 의미 없는 가정이겠지만, 김택연이 김상수까지 3구 삼진 처리했다면 초유의 5타자 연속 3구 삼진 기록이었다. 이제까지 4타자 연속 3구 삼진은 4차례 있었지만 5타자 연속은 없었다.

상대 타자도, 투수도 김택연의 투구에 혀를 내둘렀다. 끝내기를 친 강백호는 “더그아웃에서 보는 데도 그렇게 공이 좋아 보이는 건 처음이었다. 이번 시즌 본 직구 중 최고였다”고 감탄했다. 9회말 김택연에 맞서 10회초 KT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베테랑 우규민(KT)은 “상대 투수 김택연이 인상적인 피칭을 보여줬다. 나도 마운드에서 분위기를 끌어올리려고 노력했다. 평소보다 일부러 텐션을 더 올렸다”고 말했다. 김택연이 한껏 끌어올린 두산의 ‘기세’에 밀리지 않으려 더 힘을 냈다는 얘기다. 공교롭게도 우규민은 김택연에 앞서 무결점 이닝을 기록한 7명(강윤구가 2회 기록) 중 1명이다.

역대 한 이닝 최소 투구 3탈삼진 기록 일지

역대 한 이닝 최소 투구 3탈삼진 기록 일지

김택연의 직구는 이미 KBO 리그 최고로 손꼽힌다. 평균 구속 147.8㎞에 2523.1의 분당회전수(RPM)이 조합되면서 수직 무브먼트 31.5㎝의 강렬한 라이징 움직임을 만든다. 체감상 ‘떠오르는’ 볼끝의 위력만 따지면 메이저리그(MLB) 기준으로도 최상위권이다. 직구 구사 비율을 70% 이상 가져가면서 숱한 삼진을 잡아내는 비결이 여기에 있다. 스탯티즈 기준 김택연 포심의 구종가치는 13.3으로 리그 전체에서 류현진(16.9), 오원석(16.1) 바로 다음이다. 선발과 구원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그만큼 위력이 대단하다. 포심 구종가치 상위 20명 중에 포심 구사 비율 70%가 넘는 투수는 김택연 혼자다. 60%가 넘는 투수도 KIA 최지민(60.9%), SSG 이로운(61.6%)을 포함해 불과 3명이다.

직구 위력 하나로 전반기 KBO 리그를 ‘폭격’한 김택연이 이제는 새로운 진화를 시도 중이다. 지난달까지 포심 비율이 75.7%였는데 이달 들어서는 71.3%다. 슬라이더 구사율이 24.1%까지 올랐다. 여전히 포심 비율이 압도적이지만, 조금씩 세컨드 피치 구사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셈이다.

김택연만한 직구를 던지는 투수가 변화구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장착한다면 시너지 효과는 클 수밖에 없다. 이날 김택연을 처음 만난 강백호는 “그런 직구를 던지는 투수가 변화구를 던지면 타자는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물론 결과만 놓고 본다면 이날 김택연은 강백호를 상대로 풀카운트에서 6구째 높은 쪽 슬라이더를 던졌다가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직구를 노리고 들어갔는데, 슬라이더에 타이밍이 제대로 걸렸다. 실패라면 실패지만, 고졸 신인이 당연히 거쳐가는 시행착오일 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