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을 맞출 수 있는 시간은 앞으로 열흘 정도. 남북한 단일팀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2연패에 도전하는 여자농구 대표팀이 대장정을 시작했다.

남북 여자 농구 단일팀은 2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두 번째 합동 훈련을 했다. 로숙영(25), 장미경(26), 김혜연(20) 선수 3명과 정성심 코치로 구성된 북측 선수단은 전날 남측 선수단과 상견례를 가진 뒤 약 3시간에 걸쳐 첫 훈련을 했다. 단일팀은 이날 기본적인 전술 훈련으로 호흡을 맞췄다. 북측 선수들은 취재진의 뜨거운 관심 속 훈련을 시작할 때는 다소 어색한 듯 굳은 표정이었다. 아직 공식 유니폼을 지급받지 못한 상태로 남측 선수들은 예전 국가대표팀 훈련복을, 북측 선수들도 파란색 훈련복을 착용해 완벽한 ‘원팀’의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양측 선수들과 가벼운 대화를 주고 받으며 하이파이브를 하는 등 조금씩 편안해지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빨리 팀워크를 다지기 위해서는 원활한 의사 소통이 중요하다. 이문규 대표팀 감독은 “농구용어가 다 영어라 북측 선수들이 간혹 이해를 못할 때가 있다. 한 번은 북측 선수에게 ‘코너에 가 있어!’라고 했는데 못 알아들어 ‘구석에 가 있어라!’고 말했다가 다들 웃음이 터진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다들 농구선수이고 눈치가 있어서 크게 걱정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선수단 격려차 훈련장을 방문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만난 정성심 코치는 “기술적으로 시간이 너무 적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마음을 맞추고 힘을 받치고 지혜를 모아서 가서 우승하려고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코치는 “경기 전에 빈말은 하기 싫지만 우리 민족이 힘이 강하고 얼마나 센지 온 세계에서 과시하고 싶다. 우리 7500만 전체 인민들에게 기쁨을 줄 것”이라는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도종환 장관은 “남북이 손잡고 한 팀으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게 돼 기쁘고,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온 국민이 뜨거운 마음으로 응원하고 지지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이어 “남북이 체육으로 하나되는 모습을 (평창)올림픽에서도 보여주고 통일 농구에 이어 아시안게임 공동입장과 단일팀 경기로 보여주게 됐다. 번영과 화합으로 가는 길에 농구가 앞장 서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로숙영은 도 장관과 악수하면서 “열심히 하겠습니다”고 화답했다.

남북 단일팀으로 첫 금메달을 목표로 하는 대표팀은 오는 13일 출국해 15일 인도네시아와 첫 경기를 갖는다. 조직력을 다질 시간이 적은 만큼 웨이트트레이닝을 제외하고 하루 오전·오후 5시간의 강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이문규 감독은 “우리는 키가 큰 선수들이 없어 12명 엔트리를 최대한 활용한 기동력과 조직력으로 승부해야 한다. 득점력이 좋은 로숙영과 장미경, 김혜연은 잘 이용해서 플레이하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단일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팀워크다. 서로 알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해결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