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 발탁’ 논란을 잠재운 눈부신 활약이었다.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첫 경기부터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한국 축구 사상 첫 아시안게임 2연패를 노리는 김학범호에 깔끔한 승리를 안겼다.

황의조는 15일 인도네시아 반둥의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조별리그 E조 1차전 바레인과 경기에서 전반 17분과 31분, 43분에 연달아 골을 터뜨리며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황의조의 해트트릭은 이번 대회 첫 해트트릭이기도 하다. 한국은 황의조의 맹활약을 앞세워 ‘복병’ 바레인을 6-0으로 대파하고 아시안게임 2연패를 향한 기분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한국은 앞서 키르기스스탄을 3-1로 꺾은 말레이시아와 승점 3점으로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에서 앞서 조 1위로 나섰다.

한국은 이날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잘츠부르크), 이승우(베로나) 등 컨디션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은 유럽파 3명을 모두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그래서인지 전반 초반 바레인이 예상 외로 한국을 몰아붙이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예상 외로 팽팽한 경기가 진행됐지만,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나서기 시작하면서 균형은 삽시간에 무너졌다. 황의조는 전반 17분 김문환(부산)이 페널티지역 정면으로 파고 들면서 찔러준 패스를 받아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23분 김진야(인천)의 추가골로 차이를 벌린 한국은 황의조가 36분에 또 한 골을 터뜨린데 이어 41분 나상호(광주)까지 골 릴레이에 합류했다. 그리고 2분 뒤 황의조가 해트트릭을 완성하면서 전반에만 5-0으로 앞서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후반에 황희찬과 이승우를 교체 투입하는 여유까지 보였지만, 한국은 후반 25분 스리백의 핵심 김민재(전북)가 교체 아웃된 뒤 수비 집중력이 갑자기 흔들리면서 바레인의 맹공에 시달려 여러 차례 실점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그 때마다 골키퍼 조현우(대구)의 선방이 나오면서 가까스로 무실점 승리를 지켜냈다. 종료 직전에는 황희찬이 프리킥으로 쐐기골을 넣은 뒤 큰 절 세리머니로 승리를 확인했다.

황의조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에 발탁되면서 많은 논란을 낳았다. 김학범 감독이 성남 사령탑으로 있던 시절 대표적인 애제자로, ‘의리 발탁’이라는 얘기들이 쏟아졌다. 하지만 황의조는 이 모든 논란을 홀로 감수했다. 지난 6일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내가 더 잘해야 한다. 좋은 활약을 하면 팬들도 좋게 봐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경기력으로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는 다짐을 드러냈다. 그리고 가장 중요했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자신의 말을 그대로 지켰다. 결국 황의조도, 그리고 그를 선택한 김 감독도 모두 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