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의 화려했던 시절을 이끌던 간판타자 이승엽이 은퇴한 한국 야구대표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이승엽을 뒤이을 새로운 4번 타자 등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4시즌 연속(2012∼2015년) KBO리그 홈런왕을 차지한 박병호(넥센)가 고비마다 시원한 홈런포를 날리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사냥에 앞장섰다. 이승엽의 빈자리를 채울 국가대표 4번 타자다웠다.

박병호는 지난 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열린 대회 결승 일본과의 경기에서 답답한 공격을 펼치던 3회말 중월 솔로포를 날려 3-0의 리드를 안겼다. 박병호는 B조 3차전 홍콩과의 경기부터 슈퍼라운드 일본·중국전과 결승까지 4경기 연속 홈런을 쳤다. 박병호는 이번 대회에서 홈런 4개 포함, 24타수 9안타(타율 0.375) 7타점으로 4번 타자 역할을 듬직하게 해줬다.

SBS 해설위원으로 현지에서 해설한 이승엽도 “상대가 아무리 약해도 국가대표 4번이 느끼는 압박은 엄청나다. 박병호가 잘 견디면서 4번 타자 역할을 잘해줬다”고 칭찬했다.

박병호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 처음 국가대표를 달았다. 2015년 프리미어12에 이어 세차례의 국제대회에서 8개의 홈런을 날리며 국제대회에서도 변함없는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이번 대표팀은 병역 면제를 위한 대표팀이라는 비판 속에 과거와 달리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박병호가 대표팀의 구심점으로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 리더 역할도 잘해냈다는 평가도 받는다.

박병호는 “사실 선수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해 금메달을 따는 것 뿐이다. 현지에서도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셨기 때문에 우리 할 것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첫 대만전에서 안이했다. 그 경기에서 패하면서 남은 경기에서 더 집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결승까지 한 선수도 나태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비록 점수 차는 많이 나지 않았지만 모두 지키려는 마음으로 잘 마무리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병호는 대표팀 선수로서 자부심을 드러니면서 202년0 도쿄올림픽 태극마크도 욕심을 냈다. 박병호는 “야구 선수라면 욕심날 수밖에 없다. 기회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국 야구를 위해 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