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귀국한 자리에서 팬들의 환호성에 웃음꽃을 피웠다. 갖가지 악재를 안고 시작한 대회에서 극적인 반전을 이룬 공은 선수들에게 돌렸다.

김 감독은 3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이 가장 힘들었다”며 “우승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승부였는데 우리 선수들이 어려운 경기를 잘해줬다”고 말했다.

당시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을 연장까지 가는 혈전 끝에 4-3으로 눌렀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금메달이 걸린 운명의 한·일전에선 2-1로 승리했다. 김 감독은 일본과의 결승전을 떠올린 뒤 “선수들에게 ‘일장기가 우리 태극기 위에 올라가는 건 눈을 뜨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면서 “우리 선수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줘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김 감독은 와일드카드(24세 이상)로 참가한 손흥민(토트넘)과 조현우(대구), 황의조(감바 오사카) 등 세 명에는 각별한 심정을 전했다. 김 감독은 “손흥민과 황의조, 조현우 등 와일드카드 선수들이 이번 대회만큼 고생한 건 없을 것”이라면서 “세 명의 선수가 혼신의 힘을 다해 제 몫 이상으로 2, 3명분의 역할을 했다. 선배로서 후배들을 잘 이끌어줬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2020 도쿄올림픽에서 메달 사냥을 노리게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김 감독이 아시안게임에서 호성적을 내면 올림픽까지 지휘봉을 맡긴다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김 감독은 “아직 그것(도쿄올림픽)까지는 생각해 보지 못했다”고 대답한 뒤 “우리 선수들이 여기서 만족하지 말고 소속팀으로 돌아가 K리그 붐을 일으키고, 좋은 축구 경기로 팬들이 축구장을 찾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