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선거권’ 실현을 위한 논의가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한민국 18세는 투표권이 없습니다”며 “군대가고 세금낼 의무는 있는데 투표할 권리는 없습니다”라며 ‘18세 선거권’ 을 언급했다. 문 전 대표는 “OECD국가 중 우리나라가 유일합니다. 우리 청년들의 정치의식은 세계 최고인데 권리는 OECD 최저입니다”라며 “부끄럽고 미안한 일입니다. 이제 정치가 제몫을 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SNS에 “낭랑 18세 투표권을 적극 촉구한다”며 “촛불광장에서 가장 빛났던 주역도 청소년이다. 구석기 시대의 연령제한을 오늘날까지 가지고 있으렵니까”라고 말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도 SNS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32개국의 선거연령은 18세 이상이고, 오스트리아는 16세까지 낮췄다”며 “18세면 국민의 4대 의무인 교육·근로·납세·병역의무를 모두 진다. 의무는 부여하면서 선거권을 주지 않는 것은 의무와 권리의 불균형”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 ‘18세 선거권’에 대한 요구는 정의당 등 진보정당에서 처음 제기됐다. 이후 민주당과 국민의당 등도 당론으로 추진해왔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최근 “선거연령 18세 인하는 민주주의 참정권 확대 측면에서 반드시 이번 국회에서 관철돼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1월 임시국회에서 선거연령 하향 등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민주당 진선미 의원과 국민의당 이용호 의원이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한 상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지난해 8월 선거연령을 18세로 하향 조정하는 정치관계법 개정 의견을 냈다.

시민단체 참여연대도 논평을 내고 “18세 투표권은 ‘더 많은 민주주의’ 측면에서 차기 대통령 선거 전에 반드시 입법화해야 한다”며 “참정권의 핵심인 투표권을 놓고 유불리를 따지거나 정치적 이해타산을 계산하면 안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개혁보수신당은 선거연령을 만 18세로 낮추기로 지난 4일 당론을 정했다가 하루만에 되돌리기도 했다. 오신환 대변인은 지난 5일 이에 대해 “미숙했고 당헌당규 결정이 안됐다”며 당론 번복을 확인했다. 개혁보수신당 권성동 의원은 “고3을 무슨 선거판에 끌어들이나. 공부를 열심히 해야지”라고 이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원은 “대체로 우리나라의 고3 학생은 부모와 선생님 의존이 심하고 독자적 판단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투표권을 주지 않아도 위헌이 아니라는 헌법재판소의 판례가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 190여 국가 가운데 147개국은 선거연령이 18세 이하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한국은 선거연령이 19세인 유일한 나라다.

18세로 선거연령을 낮출 경우 유권자 60여만명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