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아이돌 스타로 키워주겠다며 계약을 맺은 후 강요해 촬영된 음란물이 한국 IPTV에서 유통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는 5일 “일본에서 모델이나 아이돌로 데뷔시켜 주겠다고 계약을 맺은 여성들이 소속사로부터 AV(Audio Video·성인영화)촬영을 강요받았다는 사실관 관련해 IP통신3사가 그들의 콘텐츠 목록과 민우회에서 전달한 목록을 대조 후 피해여성이 출연한 것으로 확인되는 몇 건의 콘텐츠를 삭제했고, 콘텐츠 공급사에게 경고 및 페널티 조치를 취했다고 공지했다”고 밝혔다.

여성민우회는 “여성인권침해적 환경에서 제작된 일본 AV가 국내 IP통신사를 통해 유통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게 됐다”며 “이에, IPTV와 모바일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컨텐츠를 유통하고 있는 IP통신 3사(올레TV,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에 문제가 되는 ‘일본 AV’가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요청 공문과 일본에서 자신을 피해자라고 직접 밝힌 여성들이 강제로 출연한 영상의 목록을 발송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민우회는 “피해사실이 확인된 영상은 삭제되었지만 피해사실을 밝힐 수 없는 여성들이 겪고 있는 문제와 영상의 유통은 여전하다”며 “피해자임을 드러내지 못한다는 이유로, 불법적 환경에서 촬영된 영상이 계속 유통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성민우회는 또 “IP통신3사는 공적인 위치를 점하는 사업자로서, 콘텐츠 제작 및 유통에 대해 책임 있는 태도를 갖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민우회는 “국내에서도 사전 합의되지 않은 장면을 촬영하며 성폭력을 ‘연기’라는 이름으로 둔갑시키는 상황이 버젓이 존재한다”며 “연기자가 동의하지 않은 콘텐츠가 ‘감독판’이라는 이름으로 공개되는 일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국내 연예산업에서 여성들에게 강요되고 있는 성행위 촬영물, 성상납 등은 분명 문제이며 중단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한국 정부의 관련 산업 종사자들에 대한 실태조사와 대책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