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208명이 사는 강원도 평창 대관령면 의야지마을이 ‘세계 최초의 5G 빌리지’로 변신했다. 내년 2월 평창을 찾은 세계인들에게 5G 네트워크의 빠른 속도와 함께 한국의 첨단 ICT가 산골 마을을 바꾸는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KT는 20일 평창군 대관령면에서 ‘평창 5G 빌리지’ 개소식을 열고, 의야지마을에 세계 최초 5G 네트워크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해발 750m 고랭지에 위치한 작은 산촌인 의야지마을에 세계 최초 5G 빌리지가 들어선 것은 ‘올림픽 이후’에 대한 고민 때문이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인구감소지역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는 행정안전부는 의야지마을을 문화·관광의 거점마을로 만들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 왔다.

‘평창올림픽 지속가능성(지역경제 활성화 사업) 파트너’인 KT와 함께한 ‘5G 빌리지’는 이같은 사업의 하나이자 KT가 2014년부터 추진 중인 ‘기가 스토리’의 연장선상에 있다.

KT는 지역사회 문제를 ICT 기술을 이용해 해결하자는 취지로, 2014년 10월 전남 임자도에 첫 ‘기가 아일랜드’를 조성했다. 의야지마을은 기가 스토리의 일곱번째 마을이자 ‘세계 첫 5G 마을’이다. KT는 마을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 이들이 필요로 하는 해결책을 제공했다.

주민들이 가장 원한 것은 멧돼지 퇴치였다. KT는 멧돼지 등 야생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막기 위해 카메라·레이더·퇴치기로 구성된 ‘유해동물 퇴치 솔루션’을 개발해 마을 2곳에 설치했다. 카메라를 통해 멧돼지 침입이 확인되면 빛과 소리로 겁을 준 후 기피제로 멧돼지를 쫓아내는 방식이다. KT는 의야지마을에 구축한 멧돼지퇴치 솔루션을 다른 농촌 지역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러 서비스도 선보였다.

마을 중심에 조성된 ‘꽃밭양지카페’에서는 5G AR(증강현실) 기술로 의야지마을, 삼양목장, 하늘목장, 알펜시아 등 대관령면 7개 명소에 대한 소개와 터치게임을 즐길 수 있다. 게임이 끝나면 무료 커피, 목장 할인권, 특산물 할인권을 준다. 카페 벽면에 설치된 미디어월에서는 관광명소에 대한 소개와 함께 동작인식게임, 드론에서 촬영한 실시간 마을 영상을 5G로 만난다. 마을 영상을 제공하는 드론은 자율비행으로 작동한다.

카페 2층으로 올라가면 미래형 쇼핑 플랫폼 5G AR 마켓을 볼 수 있다. 360도 영상으로 실제 전통시장에서 물건을 사는 것 같은 느낌이다. 카페 앞쪽에는 전기차와 충전시설을 갖춰 관광객이 전기차로 삼양목장·하늘목장 등을 둘러볼 수 있다.

KT는 동계올림픽이 개막하면 전 세계에서 평창을 찾을 것으로 내다보고, 평창의 주요 경기장과 자동차로 15분 거리에 불과한 의야지마을에서 한국의 앞선 5G 기술을 많은 외국인들에게 선보인다는 목표다.

황창규 KT 회장은 “주민들과 힘을 합쳐 내년 2월 평창을 찾은 세계인들이 5G의 놀라움을 느끼도록 만드는 것은 물론 올림픽 이후에도 KT가 한마음으로 함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