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장이 여성들의 ‘붉은 물결’로 물들었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불법촬영 수사 등에 여성이 사법 불평등을 겪고 있다고 시정을 요구하는 여성 시위가 이날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여성단체 ‘불편한 용기’는 이날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제4차 불법촬영 편파 수사 규탄 시위’를 개최했다.

서울 최고기온이 34.9도를 기록하는 등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성의 붉은 물결은 집회 1시간 전부터 광장을 메우기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각자 준비한 손 피켓을 높이 들어 보이면서 참가자들이 합류할 때마다 ‘자이루’(자매님들 하이루)를 외쳤다.

참가자들은 “인천 경찰 ‘드론 몰카’ 수사하라” “대중교통 업스(업스커트) 몰카, 지인 합성 철장에 넣어라” 등 몰카 범죄의 수사를 촉구했다.

또한 뮤지컬 ‘레미제라블’ 주제가인 ‘민중의 노래’를 “너는 듣고 있는가, 분노한 여성들의 노래” 등의 가사로 바꿔 부르며 불법촬영 범죄가 벌금형을 선고 받는 모습을 풍자하는 ‘재판 퍼포먼스’로 진행했다.

참가자 5명의 삭발 시위도 이어졌다. 삭발 퍼포먼스에 참여한 한 여성은 “불법촬영 범죄는 나를 포함한 모든 여성의 일상이었지만, 청와대 청원과 경찰 신고로 돌아온 건 ‘서버가 외국에 있어 수사가 힘들다’는 말이었다”며 “그 사이 피해자들은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사라졌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성명서를 내고 “정부 고위직과 경찰 신입 채용에 있어 여성 비율을 대폭 확대하라”며 “각 부처는 여성의 삶을 개선할 정책을 시행하고, 결과를 주기적으로 공식 공개하라”고 말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10~20대가 대다수였으나 1~3차 시위에 비하면 30~40대 참가자들의 참여도 급증했다.

이날 집회도 ‘생물학적 여성’만 참가할 수 있었다. 주로 남성이 여성에 저지르는 불법 촬영 등 성범죄를 규탄하기 위한 시위인 만큼 생물학적 남성을 배제하고 취지를 명확히 하기 위해 수술 및 트랜스젠더까지 배제했다.

주최 측은 이날 시위에 총 7만명이 참가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집회 안전 관리만 하고 인원 추산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여성만 참가한 시위이자 여성이라는 단일 의제로 열린 집회로는 사상 최대 인원 기록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