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전성시대다. 1인 가구가 늘고 직접 요리해 먹는 음식보다 빠르고 간편한 배달음식을 선호하는 젊은층의 수요가 늘면서 ‘배달의 민족’, ‘배달365’, ‘배달통’ 등 배달앱 시장의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배달음식 인기의 중심엔 ‘먹방’이 있다. 아프리카TV나 유튜브에서 인기 BJ의 먹방은 조회수가 수십 만, 수백 만 건에 달한다. 직접 요리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쿡방’도 인기다. 먹방과 쿡방을 보면서 밥을 먹으면 심심하지 않고 입맛도 더 좋아지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습관적인 먹방 시청은 야식증후군과 그로 인한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야식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은 오후 7시 이후의 식사량이 하루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상태다. 이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대개 아침식사를 거르거나 적은 양을 먹고, 점심식사도 대충 먹으며, 저녁에만 하루 섭취량의 절반 이상을 먹는다. 또 1주일에 3일 이상 밤에 자다가 깨거나, 먹지 않으면 잠들기 어려운 불면증이 동반되는 등 수면장애 증상을 보일 때가 많다.

부산 비만클리닉·지방흡입 특화 부산365mc 박윤찬 대표병원장은 “야식은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과 식욕억제호르몬인 렙틴의 분비를 감소시킨다”며 “이로 인해 밤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식욕이 상승해 계속 먹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에선 정상 체중인 사람의 0.4%, 비만인의 9~10%, 치료가 어려운 중증 비만인의 51~64%에서 야식증후군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먹방이 야식으로 이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영국 옥스포드대 연구팀이 음식 사진을 보여준 뒤 뇌의 모습을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촬영한 결과 욕망과 관련된 두뇌 부위의 신진대사가 24% 증가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먹방 등 맛있는 음식이 나오는 시각자극에 노출되면 충동과 관련한 뇌 쾌락 중추가 활성화되고, 식욕을 일으키는 호르몬인 그렐린 농도가 높아진다.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 먹방 등 시각자극을 받았을 때 ‘다시 기분이 좋아지고 싶다’는 생각에 식탐이 생겨 자극적인 음식을 찾게 된다.

또 작년 5월 영국 리버풀대 애나 콧츠 박사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영국 유명 유튜브 스타가 몸에 해로운 정크푸드를 먹는 ‘먹방’을 어린이 피실험자에게 보여주고 초콜릿, 젤리 등을 간식으로 준 결과 동영상을 보지 않은 아이보다 칼로리 섭취량이 평균 26% 높았다.

야식증후군과 비만을 개선하려면 하루 세 끼를 규칙적으로 먹고, 아침식사를 거르지 말아야 한다. 점심식사는 탄수화물을 풍부하게 섭취하고, 저녁엔 소화가 잘 되도록 가볍게 먹는 게 좋다. 잠들기 3시간 전에는 음식물 섭취를 삼가야 한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우울한 상황에서 자꾸만 먹방을 찾고 무언가를 먹는다면 이미 간접적인 중독 상태일 확률이 높다. 이런 경우 ‘1주일에 2~3번만 본다’, ‘10분 이내로 본다’는 등 스스로 기준을 정해야 한다. 자신이 비만하거나, 가족 중 당뇨병 환자가 있는 상황이라면 먹방을 아예 끊고, 건강식 요리 영상이나 운동 영상 등으로 대체하도록 한다.

이미 살이 찌기 시작했다면 식이요법만으로 관리하기가 쉽지 않아 지방흡입 같은 의학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 지방흡입은 피부 병변에 작은 구멍을 낸 뒤 피부층과 근육층 사이에 캐뉼라라는 도구를 삽입해 지방층을 빼낸다. 복부, 허벅지, 팔뚝 등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빼기 힘든 군살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박 대표병원장은 “수술 이후 약 4주가 지나면 눈에 띌 만큼 사이즈가 감소하고, 8주 이후 최종 수술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며 “가격만 보고 지방흡입 수술을 선택하거나 빨리 살을 빼고 싶다는 생각에 전문의 처방 없이 식욕억제제, 주사요법 등을 오·남용하면 다이어트 후 다시 살이 찌는 요요현상이 오거나,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