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 질경이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질경이 본사에서 ‘스포츠경향’과 만나 국내 여성 청결제 시장을 이끌어 온 질경이의 현재 그리고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 대표의 질경이는 최근 신개념 유통 플랫폼 ‘로마켓’을 선보이며 종합 유통회사로서 첫 발을 내딛었다. /이충진 기자 hot@khan.kr

최 대표는 지난 2009년 10월 하우동천이라는 이름으로 회사를 설립해 이듬해 첫 제품인 ‘질경이’를 출시했다.
당시 일부 수입 제품이 전파되고 있었지만, 대부분 화학성분을 바탕으로 한 제품이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거부반응이 결국 관련 제품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던 상황. 최 대표는 티트리잎 추출물과 레몬 추출물, 싸리나무 껍질 추출물을 비롯해 많은 자연유래 성분으로 제품의 차별성을 뒀고 이는 결정적인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출시 초기 인터넷 자사몰에서만 판매되던 질경이는 곧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지난 2016년 연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뒤 다음 해인 2017년엔 곧바로 200억원을 넘어섰다. 사업을 시작하고 매일 새벽 4시에 집을 나선 지 꼭 10년만의 성과. 그 해 사명을 아예 질경이로 변경했다.
“지난 2010년 고체 타입 여성청결제 ‘질경이’로 첫 선을 보인 뒤 화제가 되면서, 초기에는 만나주지도 않던 여러 유통채널로부터 입점을 제안받기 시작했어요. 대형 쇼핑몰과, 백화점, 홈쇼핑으로부터 연락이 쏟아졌죠. 그 결과 현재는 젤과 폼, 스프레이, 생리대 등 제품을 꾸준히 개발, 출시해 Y존 토털 케어 라인으로 제품군 확대도 활발히 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후 대기업들이 속속 여성 청결제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질경이는 현재까지도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홈쇼핑 채널에서는 40여회에 가까운 방송에서 ‘완판’을 기록하기도 했다.
실제로 2018년 5월 한국리서치와 함께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Y존 건강 관리 실태 조사’에서 질경이는 ‘가장 먼저 떠오르는 여성청결제 브랜드’와 ‘주로 사용하는 브랜드’를 묻는 질문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현재 중국·미국·베트남·싱가포르·태국 등에 진출했고, 중동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여성 건강을 위한 이너밸런스에 집중, 풍부한 보습감과 영양감의 프로폴리스 추출물을 2배로 올린 질경이 ’2X 이너밸런스’를 선보여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질경이 제공

연이은 성공에도 최 대표는 아직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다고 했다.
“사업은 결국 유통이 핵심이더라고요. 질경이의 판매가 확대되면서 다양한 채널에서 ‘총판’을 달라는 사업가들이 많았고, 실제로 그들에게 의지해 보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럴 수록 고객들과의 거리감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고객과의 연결고리가 생기지 않고 결국 제조사의 많은 노력들이 헛발질로 남는 상황이 견디기 어려웠습니다. 제조는 유통이 없으면 사상누각이었고, 특히 온라인은 유통의 혁명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로마켓’이다. 고객과 가장 가까운 거리의 마트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위치 기반 플랫폼으로, 질경이 뿐 아니라 과일·채소와 같이 동네 마트에서 파는 물건들을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로마켓이라는 이름도, 모든 길이 로마로 통하듯 가장 가까운 마켓과의 연결을 의미한다.
“해외 출장에 에어비앤비를 많이 사용하는 편입니다. 직원들이 함께 갈 경우 호텔보다는 아파트나 주택을 빌리게 되는데, 화려한 주방이 있어도 사용이 불가능했어요. 식재료를 어디서 사는 지를 모르는거죠. 요즘 유행하는 제주도 한달살기를 예로 들어봐도. 동네마트의 위치를 모릅니다. 캠핑을 가서도 마찬가지죠. 로마켓은 전세계 어디에 있든, 가까운 마트의 위치와 가격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텐트를 치는 시간이면 가까운 마트에서 신선한 식재료를 배달 받을 수 있게 되는거죠. 로마켓의 대표 슬로건은 빠른 배송과 소비자 중심 맞춤형 배송 그리고 신선함입니다. ‘저녁에 뭐 먹지?’라는 생각이 들 때 퇴근 전에 주문할 수 있는 플랫폼인 셈이죠. 배송이요? 로켓보다 빠르죠.(웃음)”

질경이 10년 성공을 바탕으로 최 대표와 질경이는 최근 신개념 유통 플랫폼 ‘로마켓’을 런칭했다. /이충진 기자 hot@khan.kr

로마켓은 단순히 유통 마진만을 바라는 사업도 아니라고 했다. 지난 10년간 제조사로서 가졌던 상생의 마음도 로마켓에 담았다.
“로마켓 론칭에 대한 결심은 지역 소상공인을 살리고, 더 나아가 지역 경제 활성화에서 시작됐습니다. 거대 자본을 내세운 대형업체들의 온라인 유통 전쟁에서 우리 이웃인 동네 마트들은 소외돼 있습니다. 이들을 현실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가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죠. 로마켓은 소상공인 마트 주인들에게 ‘이로운’ 서비스가 될 것 입니다.”
본사 한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세계지도 앞에 선 최 대표는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서비스가 목표라고 했다.
“최근 취득한 신경계 질환의 예방 및 치료용 조성물에 관한 특허 기술을 요실금 치료제 개발에 적극 활용할 계획입니다. 또한 매달 20% 가까이 늘고 있는 로마켓의 내실 확대에도 주력하면서, 늘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쉬지 않겠습니다.”

최 대표의 방 한 벽면은 세계지도로 매워져 있다. /이충진 기자 hot@kha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