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봄이면 하늘을 뒤덮는 미세먼지, 여기에 코로나19까지…. 마스크는 일상이 됐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해마다 수백만명 이상이 호흡기관련 질환으로 사망한다. 코로나 19로 인한 사망자보다도 대기질의 악화로 인한 사망자가 수 십배 더 많은 셈이다.

이 때 드는 생각, 도시 전체의 공기를 전부 깨끗하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상상을 현실로 바꾸려는 이들이 있다. 지난 20일 충청북도 음성군에 본사를 둔 바이오 에너지 기업 ‘카본텍’은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제거는 물론 바이러스 살균 기능을 추가한 대형 실내외형 공기청정기 ‘길스’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카본텍에 따르면 지난해 특허를 받은 길스는 휘발성 유기 화합물과 오존,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대기에 있는 유해한 물질을 분해해 주변 100m 내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를 50~85% 저감 시킬 수 있는 대형 공기청정시스템이다. 실내 뿐 아니라 거리와 광장, 학생들이 뛰노는 운동장까지, 첨단 시스템을 이용해 실외에서도 공기를 맑게 유지해 주는 다목적 공기청정기다.

실내·외 공기청정기는 아직 일반에 생소한 개념. 하지만 많은 선진국에서 치열한 개발 경쟁이 이뤄지고 있고, 중국·독일 등에서는 이미 개발이 완료돼 공장 밀집지대나 인구 밀집 지역 실외형 공기청정기의 설치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공기청정과 더불어 바이러스를 살균하고 분해하는 기능은 길스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 게다가 살균에 사용되는 차아염소산수는 환경부가 승인한 인체 무해성분이라는 것이 카본텍의 설명이다.

차제우 카본텍 대표는 “길스는 6000~9000㎡(2000~3000평) 면적의 대기먼지를 일시에 정화시킬 수 있는 제품”이라며 “각 급 학교 등 실내는 물론 버스 환승센터나 철도 시설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도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필터방식 공기청정기들과 차별점은 길스가 물을 이용해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친환경 방식을 사용한다는 점. 차 대표에 따르면 미세 물방울과 세정필터를 통해 포집된 유해물질을 흡착 제거하고, 유해물질을 포집한 물의 대기방출은 억제한다.

“엄청난 소음에도 제거 효율은 떨어졌던 싸이클론 방식, 고가의 설비와 높은 운전 비용 그리고 오존 발생을 유발하는 전기 집진식에 비해 수 개월원 연속 운전이 가능하면서도 효율은 최대 90%에 이르는 제품입니다. 특히 필터 막힘으로 인해 고가의 필터를 자주 교체(2~3개월 주기)할 필요가 없을 뿐더러 가동 정지 오염, 청소에 따른 인건비용 등이 없어 유지비 역시 비교적 저렴한 것도 강점이죠.”

차 대표와 카본텍은 세계 최초로 ‘야자열매 숯’을 상품화하며 업계에 이름을 알렸다.

인도네시아의 야자열매를 이용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는 매형의 얘기를 듣다가, 이를 연료화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당시의 숯은 폐목재를 이용했기 때문에 인체에 굉장히 유해할 수 밖에 없었어요. ‘바른 제품을 정직하게 만들자’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숯을 구웠고 이 제품이 곧 세계최초의 야자열매 숯이 된 것입니다.”

친환경 제품인 ‘야자열매 숯’은 2005년 독일의 스포가(SPOGA) 쾰른 전시회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친환경 제품으로 주목받으면서 문득 떠올린 ‘우리 공장의 작업 환경은?’ 이란 생각이 대형 공기청정기를 개발로 이어졌다. 하지만 기존 방식의 필터 값은 큰 부담이 됐고, 다른 기업들에게도 대형 공기청정기 도입을 망설이게 되는 요인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후 바로 관련 기술 확보에 나섰다. 현재의 물을 이용한 공기청정기, 길스를 개발한 과정이다. 실제로 카본텍이 보유한 관련 특허는 ‘길스(포시즌 토탈 케어 시스템)’를 비롯해 총 8개에 달한다.

카본텍을 토털 친환경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차 대표의 목표다. 특히 ‘길스’는 목표에 다다르는데 중요한 이정표라고 자신할 만큼 제품에 대한 자신감도 있다.

“환경사업은 소신없이는 정말 힘든 사업입니다. 하지만 스스로를 설득하면 다 돌파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미래는 더욱 환경이 강조될 것이고, 우리 경제 역시 녹색경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카본텍은 지난 20여 년간 깨끗한 환경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기위해 최선을 다 해왔습니다.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해 이땅의 어린이들이 맑은 하늘을 마음껏 볼 수 있도록 하는데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