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의 귀환!’

가수 김혜림이 돌아왔다. 무려 9년 만에 새 앨범을 들고 나타난 김혜림은 언제나 그렇듯 큰 눈망울과 환한 웃음이 매력적이었다.

“음반을 준비하면서 설●고 또 떨리기도 했어요. 오랜만에 음반을 냈는데 모두 즐거워하시고 따뜻이 맞아주셔서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1988년 ‘젊음의 행진’의 MC로 인지도를 올린 김혜림은 ‘디디디’ ‘이젠 떠나가볼까’ 등의 히트곡으로 인기절정을 누렸다. 1999년 베스트 음반을 끝으로 이렇다 할 음반을 내지 못했고, 라디오 DJ활동 등의 시간을 보냈다.

새롭게 발표된 김혜림의 신보는 세미트로트 장르를 표방한다. 자신의 친척이자 유명 가수인 전영록이 써준 타이틀곡 ‘어쩌면 좋아’에서는 경쾌하면서도 유쾌한 라틴 리듬이 쏟아진다.

“세미트로트라고 사람들이 일컫긴 하지만 사실 ‘김혜림’의 나이에 가장 잘 맞는 그런 연령대의 노래라고 보면 돼요. 아직 트로트를 하기에는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김혜림이 이번 음반으로 가장 기뻐하는 일 중에 하나는 “어머니이자 가수이신 나애심 여사로부터 처음으로 인정을 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래 집에서는 나애심 여사 앞에서 노래도 부르지 못했죠. 필요하면 내 차에 가서 노래를 불렀지요. 그런데 이번 음반을 들으시더니 ‘참 세련되게 잘 만들었고 잘 불렀다. 만들어주신 분께 감사드려라’고 하시더라고요. 얼마나 기뻤는지 눈물이 다 나던걸요.”

김혜림은 “어머니의 노래도 리메이크를 해 요즘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은 꿈이 있다”면서 “실력이 안돼서 감히 도전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겸손해했다.

현재 팬들의 환대도 김혜림을 즐겁게 하고 있다. 음악사이트 벅스에는 그의 컴백을 축하하는 글과 함께 새 앨범에 대한 고무적인 평들이 줄을 잇고 있다. 국내에 없는 김완선도 “혜림씨가 하면 무조건 잘될 것”이라는 격려를 국제전화로 남겨왔고, 이적, 김동률 등의 후배들도 친동생처럼 응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김혜림은 “‘여의도 마당발’의 계보는 이성미-김혜림-박경림, 이렇게 된다”면서 “많은 분들이 방송가가 다시 유쾌해지고 활력이 넘쳐서 좋다고 해주셔서 더욱 기쁘기도 하다”고 전했다.

김혜림의 앨범에는 중독성 강한 ‘어쩌면 좋아’ 외에도 꽤 괜찮은 슬픈 발라드 ‘이사람’, 기존 김혜림 스타일의 느낌이 그대로 묻어나는 ‘남자는 다 마찬가지’ 등이 수록됐다.

음반 발매 전 이유없이 살이 빠지고 목디스크, 척추 측만 등으로 고생을 했던 김혜림은 최근 다시 건강한 웃음을 되찾았다.

“언제 그랬냐는 듯 나았어요. 역시 웃고 즐기고 사는 것이 중요하다 싶어요.”

〈강수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