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채영의 아픈 고백으로 화제가 된 <가을동화>는 어떤 드라마일까.

2000년 방송된 KBS2 드라마 <가을동화>는 14년간 남매로 살아온 송승헌과 송혜교의 아름답지만 슬픈 사랑얘기다. <가을동화>는 빠르고 감각적인 도시 남녀의 사랑과 달리 황순원의 ‘소나기’ 같은 서정적인 사랑을 그리고 있다.

남매로 살아온 은서(송혜교 분)와 준서(송승헌 분)는 친남매가 아닌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각자 어른으로 성장하지만 후에 다시 만나면서 아픈 사랑을 시작한다.

당시 큰 인기를 끌었던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에서 귀여운 여대생으로 나왔던 송혜교가 성숙한 여인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 첫 드라마였다. 호텔 말단 직원인 은서는 14년간 윤교수 부부의 딸로 오빠 준서와 함께 행복하게 산다. 그러나 14세 때 교통사고로 자신이 산부인과에서 뒤바뀐 아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국밥집을 하는 친부모를 찾아간다. 특유의 밝은 성격으로 꿋꿋하게 살아가며 호텔오너의 막내아들 강민(원빈 분)에게 구애받지만 거절한다.

준서 역의 송승헌은 문화운동을 펼치는 젊은 화가로 나온다. 고향과 가까운 속초에서 약혼녀인 유미(한나나)와 함께 폐교에서 문화운동을 벌이며 대학에 출강한다. 미국에서 같이 미술을 하던 강민에게서 여자친구를 소개받는데 놀랍게도 어린시절 헤어진 동생 은서였다. 그후 형편이 어려운 은서를 돌봐주며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괴로워한다.

한채영은 당시 은서를 괴롭히는 최신애 역을 맡았다.

<가을동화>의 백미는 극중 준서와 은서의 애틋하면서도 안타까운 사랑얘기다.

이들의 애틋한 사랑을 극대화하는 데는 OST도 크게 기여했다. 당시 OST는 발매된 지 보름 만에 20만장이 나가면서 보기 드물게 대박을 터뜨렸고 노래를 부른 가수 정일영까지 화제가 됐다.

특히 정일영이 부른 ‘기도’는 극중 준서와 은서의 테마곡으로 쓰이면서 절정의 인기를 누렸다.

부드러운 피아노 연주에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보컬이 인상적인 곡. 이들 노래의 인기에 힘입어 하루아침에 유명세를 타게 된 정일영은 당시 경원대에 재학중인 신인으로 KMTV 테크노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뒤 앨범을 준비하던 중에 소속사의 추천으로 드라마 음악에 참여했다.

배우 한채영이 가슴 속에 묻어두었던 데뷔 초 연기력 논란에 대해 솔직한 심경을 고백한다.

한편 한채영은 17일 방송되는 KBS2 예능 프로그램 <언니들의 슬램덩크2>에서 그의 데뷔작이었던 <가을동화> 방송 당시 힘들었던 마음을 허심탄회하게 밝힐 예정이다.

한채영은 “한국말도 서투르고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캐스팅이 됐다”며 “시청률이 올라가는 것에 비례해서 ‘못봐주겠다’ ‘드라마 망친다’ 등 욕을 많이 먹었다”라며 과거 연기에 대해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았음을 고백했다. 이어 그는 “그리고 점점 비중이 줄었다”며 “많이 창피하고 죄송스러웠지만 모든 것이 다 나 때문이라 누구에게 털어놓을 수도 없었다”며 지난 연기력 논란에 대해 솔직하게 인정하는 한편 가족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에피소드를 떠올리며 눈물을 훔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