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서현진과 양세종이 멜로로 만난다. 장르물이 많은 월화극으로는 색다른 시도다. 드라마 <사랑의 온도>는 사랑을 인지하는 타이밍이 달랐던 여자 현수(서현진)와 남자 정선(양세종)이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재회를 거치며 사랑의 ‘최적’ 온도를 찾아가는 온도조절로맨스 드라마다. 서현진은 잘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 두고 드라마 작가로 전직하는 이현수 역을, 양세종은 르꼬르동블루 출신 미슐랭 원스타 셰프 온정선 역을 맡았다. 지난해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선후배 의사로 호흡을 맞췄던 둘의 사랑은 어떤 모양일까. 하늘이 유난히 높고 파란 초가을 연남동의 한 카페에서, 근처에서 막 촬영을 끝내고 자리한 서현진과 양세종을 만났다.

서현진과 양세종은 7살의 나이 차이를 가진 연상연하 커플이다. 나이차이답게 나란히 앉은 둘은 연인이라기 보다 숫기 없는 남동생과 명랑한 누나의 분위기를 풍겼다. 한참 생각하고 천천히 말하는 양세종과 질문이 끝나자마자 능수능란하게 답변을 내놓는 서현진이 어디에도 없었던 ‘남매 케미’를 뽐내는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사랑의 온도>를 하게 된 계기는.

서현진: 그 전에 의학 드라마와 사건 중심의 드라마를 하다 보니 감정을 섬세하게 다루는 드라마를 하고 싶었다. 하명희 작가의 글이 굉장히 섬세하다. 연기가 필력을 따라갈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 잘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들어서 대본을 선택하게 됐다. 온전히 감정선에만 치우쳐져 있는 대본이 개인적으로는 어렵기도 하다. 모험이고 도전이다.

양세종: 대본을 봤을 때 각자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색깔이 뚜렷했다. ‘정선’이 ‘현수’를 만나며 밝아지고 다른 행동들이 나오는 게 흥미로웠다.

-둘은 지난해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처음 만났다. 다시 만난 소회가 어떤가.

서현진: 양세종이 <듀얼>로 1인 3역의 힘든 작품을 하고 오더니 굉장히 어른스러워졌다. 전에는 현장에서 어디 설지도 모르는 느낌이었다면, 너무 능숙해져서 왔다. 낯설기도 하면서 얼만큼의 거리감으로 대해야 할지…. 차라리 모르는 사이였으면 편했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관계를 어떻게 리셋시켜야 하나 걱정스러웠다. 워낙 <낭만닥터 김사부> 때도 그렇고 연기를 잘 한다. 원체 진지하고. 연기력으로는 전혀 의심이 없었기 때문에 리딩을 하면 할 수록 훨씬 좋아졌다. 눈 보는 게 어색했던 건 하루가 지나니 없어졌다. 첫날은 서로 눈을 어디에 둘 지 몰랐다. 지금은 좋아졌다.

양세종: 촬영 들어가기 전에는 나 스스로도 <낭만닥터 김사부>를 할 때와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 선배님 눈을 보면 빨려들어가는 마력이 있다. 현장에서 선배님께서 많이 도와주신다.

-소설 <착한 스프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가 원작이다. 원작이 있다는 게 부담 되지는 않나.

서현진: 다른 분이 각색했으면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다. 원작자가 각색을 했기 때문에 부담감이 별로 없었다. 소설은 간략한 요약으로만 듣고 읽지는 않았다. 들었을 때는 분위기가 매우 다르더라. 처음 작가님 뵀을 때도 책과는 다른 분위기의 드라마가 될 것 같다고 하셨다. 사랑에만 오롯이 집중하는 드라마를 쓰시고 싶다고 하셔서 그 말을 믿는다. 사실 한창 사랑하고 싶지 않은 때였다. 작가님 만났을 때도 ‘사람이 누구를 좋아하면 감정이 타의로 왔다갔다 하지 않나. 그래서 연애하고 싶지 않다’하니까 이 드라마를 하면 사랑이 뭔지 알 수 있지 않겠냐고, 하고 싶어질 거라고 하셔서 그 말에 홀려서 결정하게 됐다.

양세종: 나도 원작을 보지 않았다. 이야기로만 듣고 대본에 충실하고 있다. 부담감보다는 대본에 충실하면서 촬영에 임하고 있는 것 같다.

서현진: 원체 1부에 굉장히 간질간질한 장면이 있다. 처음에는 간지러워서 ‘어우’하면서 봤는데 좋더라. 이 느낌을 그대로만 전달할 수 있으면 가을에 어울리는 달달한 멜로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SBS 새 월화극 <사랑의 온도>는 오는 18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월, 화요일 10시에 방송된다. 2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