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전 의원이 성추행 의혹을 보도한 기자에 대한 고소를 취하한 가운데, SBS 시사프로그램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폐지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지난 22일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논란 당일 행적이 담긴 780장의 사진을 공개하며, 정 전 의원이 렉싱턴 호텔에 가지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정봉주 전 의원은 28일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제 스스로 2011년 12월23일 오후 6시43분께 렉싱턴호텔에서 결제한 내역을 찾았다”고 밝혔다.
정봉주 전 의원(사진 오른쪽)이 성추행 의혹을 보도한 기자에 대한 고소를 취하한 가운데, 방송인 김어준(사진 왼쪽)이 진행하는 SBS TV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폐지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 / 이상훈 기자, 권호욱 선임기자
정봉주 전 의원은 “저에게 유리한 증거가 많이 있다는 생각에 덮고 가고 싶은 유혹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저는 제 스스로의 눈으로 결제내역을 직접 확인한 이상 기억이 잘못됐음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봉주 전 의원이 성추행 의혹의 쟁점이 됐던 ‘렉싱턴 호텔 방문’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자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시청자 게시판에는 방송을 폐지하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또 진행자인 김어준과 연출을 맡은 배정훈 PD를 퇴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진행자 김어준은 정봉주 전 의원과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를 진행했다. 이에 일부 시청자는 “김어준이 친구를 위해 방송을 이용했다”고 비판했다.
SBS TV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시청자 게시판에서 ‘폐지’를 검색하면 나오는 결과 화면 중 일부. / SBS TV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시청자 게시판
앞서 김어준은 진보 인사에 대한 ‘미투’(Me Too·나도 폭로한다)가 특정 세력의 공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제작진은 스포츠경향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봉주 전 의원은 이날 다시한번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연인으로 돌아갑니다’라는 글을 통해 “제 자신 스스로의 문제를 미처 보지 못했다. 누구를 탓할 생각도, 원망도 없다. 이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다”며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