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만큼 삶에 윤활유가 되는 일도 없잖아요? 반복적인 일상에서 영화제란 큰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장이 열렸으니 관객들도 그 안에서 다양한 자기 색깔을 찾는 시간이 되길 바라요.”

배우 김재원이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 마이크를 잡았다. 오랜만에 예능, 시사 MC가 아닌 영화제를 진행한다는 것에 큰 의의를 둔다는 그는 ‘좋은 영화’에 대한 여러 생각과 자신의 활동 방향성에 대해 가감없이 털어놨다.

<다음은 김재원과 일문일답>

Q.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MC로 나선다. 원래 독립영화나 저예산영화에 관심이 많았나.

A.미쟝센 단편영화제 DVD를 구매해서 볼 정도로 관심이 많다. 드라마는 시청자가 수용할 수 있는 앵글이 제한적이고, 상업영화나 블록버스터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독립영화는 그만의 앵글이 있다. 그걸 연구하면 배우로서 도움이 되니까요.

Q.영화는 그동안 1편 찍었다. 갈증도 클 것 같은데?

A.맞다. 드라마와 영화 속 연기가 다르지 않나. 요즘은 신인의 자세로 모든 것에 임하고 있다. (웃음)내 방향성과 맞는 독립영화나 저예산 영화서 러브콜이 온다면 흔쾌히 하고 싶다. 19년 정도 연기를 했으니 배우로서 내가 하고 싶은 말과 감독이 작품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 사이 접점을 맞춘다면 뭐든 환영한다.

Q.해보고 싶은 영화가 있나.

A.정해진 틀은 없다. 다만 기존 내 이미지에 익숙한 사람들이 ‘김재원이 저런 연기도 하는구나’란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좋은 작품으로 소통하고 싶다.

Q.김재원에게 좋은 영화란?

A.삶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영화다. 사람들이 책이나 TV를 보는 것도 삶의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기 때문인 것 같다. 3인칭으로 떨어져서 영화를 보다가도 1~2시간 안에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영화란 매체의 매력 아니냐. 그 짧은 시간에 인생의 방향을 틀어줄 수 있는 것도 영화뿐인 것 같다. 내 삶에 영향을 끼친 ‘좋은 영화’는 로빈 윌리엄스의 작품들이었다. 성장기에 있는 내게 가정의 소중함과 따뜻한 정서를 심어줬다.

Q.요즘은 그런 영화들보다 슈퍼히어로물이 더 각광받지 않나.

A.그렇다. 그게 나쁜 건 아니다. 하지만 조금 아쉬운 건 아이들이나 사람들의 정서에 무조건 영향을 주는 슈퍼히어로물들이 그 자극성을 점점 강하게 높인다는 거다. 보고 있노라면 뭐든지 강하고 최고가 되어야 좋은 거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것 같더라.

Q.마지막으로, 이번 영화제서 기대작은 뭔가.

A.개막작인 <야키니쿠 드래곤>이 기대된다. 영화제 포문을 여는 작품인만큼 기대감이 남다른 것도 있지만 오랫동안 한국과 일본에서 연극으로 사랑받은 작품이 영상으로 어떻게 그려지는지 궁금했다. 무엇보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다양한 캐릭터들이 부딪히고 얽히며 보여줄 이야기들이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