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2019년 한국 대중문화가 새롭게 낳은 히트상품이 된 송가인, 숫자는 어떤 말을 하고 있을까.

‘스포츠경향’이 2019년 초부터 연말까지 꾸준하게 화제가 되고 있는 ‘송가인 현상’을 분석했다. 단순한 지표인 팬클럽의 회원수, 각종 동영상의 조회수, 음원의 순위 말고도 각종 검색어나 긍·부정 비율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그의 이미지와 인기를 시각화했다. 또한 각종 전문가들에게도 그 이유를 물었다.

송가인은 중학교 2학년 때 판소리를 시작해 대학교도 관련 분야를 전공했다. 2012년 10월 ‘산바람아 강바람아’와 ‘사랑가’가 실린 데뷔앨범을 냈지만 그 후 7년 동안은 활동의 거점이 됐던 전라도 지역을 제외하고는 전국 단위에서는 철저한 무명시절을 거쳐야 했다. 그의 인생이 바뀐 것은 지난 2월부터 방송을 시작한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의 서바이벌 ‘내일은 미스트롯’(이하 미스트롯) 때문이었다. 그는 여기서 경연곡 마다 화제가 되면서, 처음부터 압도적인 기량을 뽐낸 끝에 우승을 거머쥐었다.

빅데이터도 송가인의 이러한 여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스포츠경향’이 빅데이터 분석업체 뉴코리아리서치센터(대표 박삼종)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에서는 올해 2월말에서 3월초 이전에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검색결과를 보여주는 데이터랩(표1)에서 ‘0’에 수렴하는 결과를 보여주다 갑자기 수치가 튀어오르기 시작한다. 뉴코리아리서치센터는 인공지능을 통한 예측분석을 바탕으로 송가인에 대한 빅데이터의 감성분석과 여론추이 분석 및 예측치를 계량화했다.

첫 경연곡 ‘한 많은 대동강’ 무대가 올라왔던 3월28일쯤에는 이 수치가 100에 닿는 결과까지 보여준다. 이후 주요 경연곡이 등장한 날짜에서는 검색어가 급등하면서 주요 이슈마다 검색어량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결국 그의 유명세가 ‘미스트롯’에서의 활약과 맞닿아 있다는 결과치를 얻을 수 있었다.

이 데이터랩을 세대별로 구분해도 재미있는 결과가 나온다. ‘미스트롯’ 이후 주요 이슈사안이 있을 때마다 검색어량이 급등하는 다른 세대와 달리, 60대 이상에서는 검색어가 각종 이슈에도 반응하지만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린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는 60대 이상 노년층에서 ‘송가인’을 시작으로 검색어 입력에 참여한 이들이 많다는 방증이며 호감도는 갈수록 오른다는 경향을 보여준다.

또한 송가인의 이미지에 대해서는 ‘호감’이 많다는 것도 특징적이다. 연관검색어의 긍·부정 비율을 보여준 도표(표2)에서는 그에 대한 긍정적 검색어가 60%를 상회하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나머지는 중립적인 검색어다. 부정적인 검색어는 수치로 2~3%도 안 되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그의 이미지에 대해서도 많은 이들이 ‘웃기다’ ‘좋다’ ‘재밌다’ 등의 키워드가 많았다.

빅데이터 연관어 클라우드(표3)에서는 ‘미스트롯’ ‘TV조선’ 등 그의 프로그램 관련 검색어 말고도 ‘트로트’ ‘뽕’ ‘진도’ 등 그의 신상에 대한 검색어 그리고 ‘MBC 전지적 참견시점’ ‘단독 리사이틀 어게인’ 등 그의 일정에 대한 검색어의 비중이 높아, 늘어난 팬들의 팬심이 팬덤답게 전형적으로 송가인의 일거수일투족을 자주 검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연관검색어 단어 순위(표4) 역시 ‘돈’ ‘만년필’ ‘친구’ ‘팬’ 등 그가 각종 방송해서 했던 말들이 기사로 재생산되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유통돼 다시금 검색어에 반영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경희대 글로벌 커뮤니케이션학과 이택광 교수는 “송가인은 지금의 가요계에서 몇 안 되는 ‘정통 트로트를 하는 젊은 여자가수’다. 최근 젊은 세대에 다가가기 위해 세미 트로트를 하는 가수들이 늘어났는데 송가인의 경우에는 판소리를 했던 경력도 있는 탓인지 정통 트로트를 소화한다. 이 같은 부분이 당연히 예전에 대한 향수가 있는 중장년층을 팬으로 흡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는 “송가인은 ‘무에서 유를 만드는’ 이른바 ‘스토리’가 있는 가수이고, 가수가 자신의 이미지를 포장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인 가창력이 인기의 원인으로 꼽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