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 임권택 감독이 특별한 수상 소감을 밝혔다.

임권택 감독은 7일 오후 부산광역시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 지하 1층 소극장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수상 소감을 묻자 “이젠 영화 인생이 끝났다는 생각을 할 나이가 됐다. 장래가 있는 감독은 아니다”면서도 “상은 늘 누구나 받으면 좋은 것 아니냐”고 답했다.

임 감독은 “사람들은 상으로서 격려와 위안이 되고 더 노력할 수 있는 자극제가 되는 효과가 있다”며 “난 영화를 만들어서 출품하고 상을 받아야 할 상황이 아니고 ‘끝난 인생’인데, 공로상 비슷하게 받는 것 같아서 좋기도 하지만 ‘더 활발하게 생이 남은 이들에게 가야할 상이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차기작 여부에 대해선 “지금은 계획이 없다. 평생 영화 찍는 걸 직업으로 삼고 살다가 쉬고 있으니까 ‘영화 더 하고 싶지 않냐’는 유혹의 소리 같기도 하다”고 농담을 던진 뒤 “영화와 아무리 친해지고 싶어도 내 스스로 멀어져야 할 나이가 된 것 같다”고 우회적으로 선을 그었다.

임권택 감독은 1934년생으로 1962년 ‘두만강아 잘 있거라’로 데뷔한 뒤 102편의 영화를 연출했다. 2002년 칸영화제서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2005년 베를린국제영화제서 명예황금공상을 받으며 세계영화사에 족적을 남겼다. ‘서편제’(1993) ‘춘향뎐’(2000) 등 수많은 작품을 남기며 한국영화사의 중심을 이끌었다.

임권택 감독은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서 매해 아시아영화 산업과 문화 발전에 있어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사람(단체)에게 수여하는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