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하, 이제 어떻게 되나?

‘정준하 술집’이 진실공방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1라운드가 술집 홈페이지와 관련한 네티즌 테러사건이었다면 2라운드는 이를 덮으려 했던 정준하의 거짓말 파문이다.

▲ 정준하측 입장

정준하는 13일 오후 10시 서울 청담동의 한 음식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스카이라는 가라오케는 10년간 알던 지인들이 지난 3월에 개업한 곳”이라며 “당시 힘든 시절을 보내던 내게 도움이 된 친구들을 돕기 위해 나섰다”고 밝혔다. 이어 “업주도 아니고 지분을 가진 것도 아니며 (일반음식점으로) 허가 부분도 최근에 안 내용이다. 접대부를 고용해 장사를 한 적은 없다. 건전하게 운영했으며 세금이나 운영부분은 개입하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정준하는 “불미스러운 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사랑해준 팬들과 가족 지인들에게 송구스럽다”며 유감을 표했다.

▲정준하 술집의 실체

‘정준하 술집’으로 불리는 서울 신사동 소재 S가라오케가 개그맨 정준하가 직접 운영에 참여했으며 보도사무실을 통해 여성 접대부를 고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지난 12일 ‘정준하 술집사건’이 한 네티즌의 마케팅 수단으로 벌어진 것이었다는 정준하 측의 주장과 배치된다. 일명 ‘정준하 술집사건’은 최근 한 네티즌이 정준하가 운영하는 술집이 평범한 술집이 아니라는 주장과 함께 이 술집의 홈페이지 운영을 담당하는 실장으로부터 협박과 욕설이 담긴 쪽지를 받았다는 내용을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이는 연예관련 사이트를 통해 일파만파 퍼졌고 12일 새벽, 문제의 실장으로 간주된 홍모씨가 정준하의 술집을 찾아가 자신과 관련된 술집 홍보를 위해 정준하의 유명세를 도용한 것이라고 실토했다. 당시 홍씨는 자필 진술서를 작성했고 정준하는 반성하는 홍씨를 선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정준하가 운영하는 S가라오케는 여성 접대부가 나오는 유흥주점으로 드러났다. 최근까지도 수차례 이 술집에 출입한 연예관계자 K씨는 “손님이 원할 경우 종업원을 통해 여자를 부를 수가 있다. 팁은 10만원이고 2차(여성과 동행해서 나가는 것)는 25만원 정도로 안다”고 밝혔다. 이 금액은 손님이 접대 여성에게 직접 건네는 돈이 아닌, 술값에 포함돼 계산서에 기입되는 비용으로 알려졌다.

정준하는 ‘얼굴마담’일 뿐 운영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도 거짓으로 드러났다. 손님들 상당수가 술집에서 정준하를 만난 적 있다고 증언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운영진(영업사장)은 정준하를 포함해 4명이며 주주는 총 20여명이다. 운영에 개입된 연예인은 정준하 한명뿐이지만 이 업소는 연예인들 사이에 명소로 꼽혀 톱 탤런트 A, B군 등이 특히 자주 드나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준하가 ‘훈남’ 이미지를 업고 각종 방송에서 박명수를 ‘닭집사장’, 자신을 ‘알코올CEO’라고 우스개처럼 얘기할 때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포장마차식 술집 정도로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 S가라오케는 서울 강남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27억원가량의 투자금이 들어간 곳으로 전망이 좋은 옥상의 VIP룸 3개를 포함해 방이 20개 이상, 술은 양주만을 취급하며 10만원 이상의 안주를 판매하는 고급 유흥주점이다. 관계자 K씨는 “룸이 많은데도 갈 때마다 방이 없어 기다려야 할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증언했다.

정준하는 그러나 방송 스케줄로 바빠져 최근에는 활발하게 영업에 개입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며 수익이 좋은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술집운영을 접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짓말에 불법행위까지

하지만 문제는 정준하의 운영 개입 여부를 떠나 ‘거짓말’에 있다. 일단 정준하는 지난 12일 언론을 통해 술집 운영과 관련해 거짓말을 했다. 뒤늦게 파문이 커지자 13일 정준하는 경기도 파주에서 진행 중이던 MBC ‘무한도전’ 녹화를 전면 중단하고 소속사 관계자들과 회의에 돌입했다. 더 큰 문제는 정준하의 S가라오케는 ‘일반음식점’으로 영업 중이라는 사실이다. 식품 위생법상 일반 음식점에서 유흥업을 한다는 것은 불법 행위다. 유흥업소는 총 35%의 세금을 부담하는 데 반해 일반음식점은 10%의 낮은 세율이 적용돼 탈세혐의까지 받을 수 있다. 또한 성매매특별법 발효와 함께 유흥업소가 보도업자를 통해 여성의 ‘2차’를 알선하는 것 역시 불법 행위다.

한편 정준하가 ‘무한도전’에 고정출연하는 중이라 MBC도 고민에 빠졌다. MBC 측은 “술집에 대한 것을 뒤늦게 알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논란 때문에 하차를 성급히 말할 수는 없으나 확인 후 이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여론을 고려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하는 이미 9월 말까지 방송될 ‘무한도전’의 녹화를 끝냈으며 최근 추석특집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 촬영까지 마친 상태다.

〈강수진·조상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