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지진희가 내시 역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지진희는 최근 종영한 MBC 월화극 ‘동이’에서 숙종 역을 맡았다. 근엄하고 권위있는 기존 왕과 달리 지진희는 ‘깨방정 숙종’이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새로운 왕의 모습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그는 ‘대장금’에 이어 ‘동이’로 인연을 맺은 이병훈 PD에 무한한 신뢰를 보였다. 그는 “지금 당장은 어렵겠지만 차기작에 불러준다면 당연히 또 할 것”이라며 “다음에는 내시 역할을 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내시를 연기하고 싶은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숙종을 연기하면서 붙였던 수염 때문에 고생이 많았던 터라 수염이 없는 내시가 부러웠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왕 역할을 해보니 오히려 내시의 이야기가 훨씬 재미있고 다양했다는 점이다. 그는 “궁궐에서 실질적으로 막강한 파워를 가진 내시의 이야기가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지진희는 “주변에서는 천수 역을 적극 추천했지만 숙종은 탁월한 선택이었다”며 “영화 ‘러브액츄얼리’의 총리(휴 그랜트)처럼 권위적이지 않고 기존 관념을 깨는 왕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쉬움도 나타냈다. 그는 “드라마 주인공은 분명 동이인데 숙종이 더 부각된 것 같다”며 “사실 동이를 좀 더 돋보이게 하는 캐릭터여야 했는데 조금 주객전도된 느낌이 없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팬들의 호응에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도 “팬들의 의견을 보면 나도 모르게 흔들리고, 갈피를 못 잡기 때문에 촬영하는 동안에는 일부러 의식하지 않으려고 했다”며 “나중에 보니 욕도 많더라, 촬영 때 안보길 정말 다행”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지진희는 ‘동이’를 끝낸 후 클라이밍 매력에 흠뻑 빠져있다. 그는 “배우가 힘들고 외롭고 고통스러을 때 이를 이길 수 있게 하는 스포츠”라며 ‘클라이밍 전도사’임을 자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