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슬의 ‘촬영 거부 사태’와 관련, 드라마-영화 제작 환경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 <마린보이> 등을 제작한 리얼라이즈픽쳐스의 원동연 대표는 17일 자신의 트위터에 “한예슬은 순진하다. 그녀가 영악해 살인적인 스케줄(을 핑계)로 링거 꽂고 병원에 입원했다면 마녀사냥은 안 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영화나 드라마 모두 근로기준법, 노동법위반 현행범들이다. 밖에서는 화려해 보이지만 정작은 폭력적인 작업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개인의 인권을 시청자와의 약속 때문에 유린당해도 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면서 “한예슬 만 탓하는 건 비겁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가수 겸 배우 양동근은 이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옮겨 담아 동의의 뜻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한예슬의 헤어 담당 코디네이터도 트위터를 통해 제작 현장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한예슬의 헤어를 담당하면서 오랫동안 가까이 지켜봤다는 그는 16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두 달 동안 밤을 세우게 하며 개고생을 시켜놓고 자기들 유리한 말만 하냐”면서 “2주 동안 밤샘 촬영한 배우가 기어가듯 집에 가, 걸을 힘도 없어 잠시 소파에 기댔다가 깨어나보니 지각했다”고 지각 이유를 해명했다.

그는 “감독이 기다리는 동안 한예슬이 출연하지 않는 촬영을 하고 있으면 됐는데 시간만 허비했고, 밤샘 촬영으로 집에서 쓰러진 여배우는 졸지에 장시간 스태프들을 기다리게 한 ‘무개념녀’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살인적인 스케줄로 노예처럼 부린 후, 연예인이라는 약점을 이용해 방송사가 오히려 피해당한 척 한다”면서 방송사와 제작진을 비난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