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4할.

프로야구 원년이던 1982년 백인천(MBC·4할1푼2리)이 달성한 이후 나오지 않은 꿈의 기록이다. 1994년 이종범(해태·3할9푼3리)이 문턱까지 갔다가 8월 갑작스런 장염 때문에 포기해야 했던 불가능에 가까운 기록이다.

보통 시즌 초반에는 4할 타자가 꽤 나온다. 그러나 5월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가장 최근에는 2009년 김현수(두산)와 페타지니(당시 LG)가 5월말까지 4할 초반대를 달려 4할 가능성이 다시 일어섰다. 그러나 6월 이후 모두 3할대로 내려왔다.

그 대기록에 김태균(30·한화)이 도전하고 있다.

김태균은 15일 현재 타율 4할5푼3리로 고공행진 중이다. ‘이러다 말겠지’라고 생각하기에는 워낙 잘 친다. ‘이러다 정말 4할 하는 거 아니야?’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래서 8개팀 타격코치들에게 물었다. ‘김태균, 4할 칠 수 있을까요?’

■4할, 칠 수 있다

한화 김용달 코치는 시원스럽게 “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김 코치는 “김태균을 못 치게 하려면 다양한 변화구가 와야 한다. 지금 투수들 중에 그만한 변화구를 던지는 투수가 없다”며 “3번에 잘 치는 장성호가 있기 때문에 더 유리하다”고 자신했다.

두산 이명수 코치와 SK 최경환 코치도 ‘조심스럽게’ 4할 가능성에 무게를 더 뒀다.

이명수 코치는 “지금 페이스라면 4할 그 이상 기록도 낼 수 있을 것 같다. 투수가 던질 데가 없을 만큼 모든 공을 잘 친다”며 “경계도 심해질 것이고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김태균 정도면 노하우도 있을 것이다. 4할이 한 번 나오며 좋겠다”고 대한민국 야구에 4할 타자 탄생 바람을 드러냈다.

SK 최경환 코치 역시 “감이 워낙 좋다”며 “이대로라면 가능한데 관건은 체력이다. 체력을 조절하기 위해 오로지 야구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4할까지는 어렵다

워낙 어려운 기록이니 부정적인 전망이 더 많았다. 8명 가운데 5명이 “힘들 것”이라고 답했다.

4할을 달성하려면 시즌 끝날 때까지 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부상이 없어야 하고, 체력도 잘 지켜야 한다.

시즌 끝까지 ‘변수’가 없어야 한다는 점에서 결코 쉽지 않다는 이유로 5명의 코치들이 “4할은 어렵다”고 전망했다.

삼성 김한수 코치는 ”나도 1999년 100안타 칠 때까지 4할을 지켰다가 떨어진 적 있다”고 경험을 토대 삼아 “4할을 유지하려면 매일 안타를 2개씩 쳐야한다. 풀시즌 동안 슬럼프가 없어야 하는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넥센 박흥식 코치는 “타자들은 한 번쯤 슬럼프가 온다. 김태균도 그때 얼마나 빨리 빠져나올지가 관건”이라며 “투수의 퍼펙트게임 만큼 어려운 것이 4할이다.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 박정태 코치 역시 “김태균은 워낙 성실한 선수라 여름만 잘 넘기면 어떻게든 도전해볼 수 있겠지만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단, 모두 1994년 이종범처럼 4할 근처까지는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KIA 이건열 코치 역시 “3할 후반대는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LG 김무관 코치도 “시즌 끝까지 체력 조절이 중요하다. 지금은 팀이 순위 싸움을 하는 상황이 아니라 편하게 칠 수 있겠지만 장타를 노리기 시작하면 어려워질 수 있다. 그래도 4할에 근접하기는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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