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의 ‘변칙 광고 동영상’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달 20일 걸그룹 카라의 멤버 구하라, 씨스타의 효린, 포미닛의 현아가 소주 광고 ‘처음처럼’의 인터넷 이벤트 영상으로 한바탕 곤욕을 치른데 이어, 지난 21일엔 여성듀오 다비치의 강민경이 면도기 질레트의 인터넷 영상으로 ‘선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온라인 티저 광고’ 논란은 몇년 전만해도 없었다.

롯데주류는 지난달 ‘처음처럼’의 모델 3명을 새롭게 기용한 가운데, CF 촬영 뒷이야기를 담은 동영상을 공개하는 온라인 프로모션을 대대적으로 벌인 바 있다. TV에서 볼 수 없는 영상을 온라인으로 단계적으로 보여준다는 내용의 이벤트였다. 첫 주자로 나선 현아의 동영상은 순식간에 19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지만, 선정적이라는 지적도 받았다. 논란이 일자 롯데주류는 당시 온라인 광고를 삭제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톡톡한 홍보 효과를 거뒀다. 질레트도 비슷한 방식의 광고를 유튜브에 띄웠다. 다비치의 강민경을 모델로 기용한 질레트 측은 지난 20일 ‘인터랙티브 영상 광고’라는 제목의 영상물을 따로 찍어 공개했다. 영상은 성적 상상력을 불러 일으켰다. “일본 성인물 같다”는 반응 등으로 소동이 일자 소속사까지 나서 정중한(?) 입장을 냈다. “상의 없이 광고 영상이 나온 것에 대해 속상하지만 광고주 측에서 충분히 판단해 결정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에게는 힘이 없고 광고주 측에서 해야 할 부분이기 때문에 광고주 측 판단과 결정을 존중해서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질레트가 결국 한발 물러났다. 24일 오후 ‘스포츠경향’과의 전화통화에서 “소속사와 협의를 갖고 해당 영상을 모두 내렸다”면서 “현재 문제된 부분을 새롭게 편집하고 있고, 25일쯤 수정된 영상을 인터넷에 게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아·효린·구하라 이어 강민경도 선정성 논란
“협의 없었는데…” 계약 묶인 연예인들 냉가슴

최근 광고계 트렌드가 크게 변화하면서 전례없던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익명을 부탁한 연예 기획사의 한 임원은 “최근 자사 연예인이 모 광고 티저 영상을 찍었는데 신체 일부를 부각한 영상을 인터넷에 협의 없이 띄워 화들짝 놀란 적이 있다”면서 “소송까지 염두했지만, 뒤늦게 동영상을 내려줘 사안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래도 광고주를 상대로 소송을 걸기에는 부담스런 측면이 있어 전전긍긍했다”면서 “이제는 광고 티저 영상에 대한 것도 가급적 구체적인 콘셉트까지 일일이 챙겨보지만 여전히 사전 기획과 현장 촬영 결과치가 다를 때가 많고, 여기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발언권 자체도 턱없이 작다”고 말했다. 또다른 기획사 직원은 “광고주들이 TV 본편 광고보다는 적은 제작 비용에 큰 효과를 발휘하는 자극적 온라인 광고를 더 선호하는 등 광고계 성향이 크게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변칙 온라인 영상’ 규제도 못하고…

그는 “TV CF 본편과 맥락이 전혀 딴판인 영상을 제작하려고 밀어붙이거나, 일단 저질러 놓고 보자는 태도를 보일 때도 있어 당황한 경우가 몇 차례 있다”고 말했다.

소주 등 상업광고를 그만 둔 이효리는 지난 달 카라의 구하라에게 트위터로 “어딘가에 계약이 묶여있는 이상 우린 다 갑이 아니라 을일 수밖에 없단다. 하라야~ 언니말을 명심해라”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변칙 온라인 동영상에 대해 규제책은 없다. 민간 자율심의단체인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 관계자는 “국내 광고물에 대한 사전 심의는 2008년 위헌 판결로 사라졌다”면서 “민간의 자율적 심의나, 방송매체 자체의 심의 기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사후 심의가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인터넷 티저 동영상은 ‘통신심의’에 해당되는 영역일 수 있지만, 욕설, 성기 노출 등 직접적인 표현을 교묘하게 피해가면서 유해매체물 영역을 비켜갈 때가 많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를 방영하는 ‘넷사업자들’에게 시정을 요구할 수는 있지만 법적 강제력이 없을 뿐더러, 그 넷사업자가 (유튜브 등)해외에 서버를 사이트일 경우 뚜렷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