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선한 부분도 있었죠. 하지만 그게 프로잖아요.”

두산 주장 홍성흔(37)은 최근 선수들의 잇따른 이적과 감독 경질 등으로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다잡아야해 어깨가 무겁지만, 그래도 최대한 덤덤하게 받아들이려 애쓰고 있다.

홍성흔은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연례 팬 사은행사 ‘곰들의 모임’에 앞서 “처음에는 많이 혼동됐다. 어수선한 부분도 있었다”며 “하지만 이게 프로다. 선수들에게 ‘자기 가치를 인정받고 가는 게 자유계약선수(FA)다. 휘둘리면 안 된다. 누군가를 위해 야구를 하는 것이 아니다. 소속감이라는 것도 있지만, 젊은 선수들한테는 오히려 기회다’라고 말해줬다”고 했다.

홍성흔은 내년 시즌에도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안고 있다. 산전수전 다 겪은 고참이지만, 그 역시 최근 선수들의 잇단 이적과 예상치 못했던 감독 경질에 깜짝 놀랐다.

홍성흔은 “나도 당황스러운 것이 사실이다”라며 “매년 이런 일이 있지만 이번에는 좀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프런트에서 결단을 내렸는데 프로라면 받아들여야 한다. 정든 선수들이 떠난 것은 아쉽지만 남아있는 선수들에게는 분발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일수 감독이 한국어가 서툰 탓에 선수들과 의사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하지만 홍성흔은 소통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고 말했다.

홍성흔은 “내가 2군에 안 가봐서 정확히는 모르지만 (감독님이) 타이트하다고 들었다. 김성근 감독님이 롤모델이라고 한 걸 보면 선수들 모두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내가 롯데에 있을 때 제리 로이스터 감독님과 말이 안 통해서 문제가 된 게 없었다. 소통을 얘기하는데 선수는 감독과 말로 대화하는 게 아니라 눈빛을 보고 뛴다”고 했다.

이날 ‘곰들의 모임’에는 무려 6000여 명의 팬들이 몰렸다. 최근 어수선한 분위기에도 팬들의 사랑은 변함이 없었다. 홍성흔은 “감독 경질은 주장인 나에게도 안타까운 일이다”라며 “팬들도 화가 나겠지만 이해해 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어떤 생각을 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우리를 웃으며 맞아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