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시범경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코리안 메이저리거 빅3’의 행보도 바쁘다. 류현진(27·LA 다저스)과 추신수(32·텍사스)가 또 한 번의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윤석민(28·볼티모어)은 첫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넘친다. 애리조나와 플로리다의 날씨는 쾌청. 빅3의 기상도는 어떨까.

■류현진 ‘맑음 뒤 혹시 흐림’

류현진은 올 시즌을 앞두고 체중을 감량해 돈 매팅리 감독과 네드 콜레티 단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첫 시범경기였던 지난 1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서 2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하며 두번째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류현진은 다저스 선발투수들 중 가장 컨디션이 좋다. 지난 시즌 236이닝이나 던진 클레이튼 커쇼는 두 번의 시범경기 등판에서 방어율 18.00을 기록하는 등 부진하다. 잭 그레인키는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당한 오른쪽 종아리 부상에서 아직도 완치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22~23일 열리는 호주 개막 2연전에서 류현진이 개막전 선발투수가 될 수도 있다. 적어도 2경기 중 한 경기 등판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다만, 평소보다 1주일 이상 당겨서 실전 등판에 나서는 것은 시즌 전체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

류현진은 6일 오전 11시 신시내티를 상대로 시범경기 두 번째 선발등판에 나선다. 호주 개막 2연전에 컨디션을 맞추려면 빠르게 이닝 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

■추신수 ‘미세먼지 뒤 맑음’

7년 1억3000만달러 ‘잭팟’을 터뜨리며 신시내티에서 텍사스로 이적한 추신수의 날씨도 애리조나 파란 하늘만큼 쾌청하다. 2경기에서 안타를 때리지 못했고, 팔뚝에 근육통이 생기는 바람에 1경기 결장하는 등 조금 부진한 듯 했지만 곧바로 제 모습을 찾았다.

추신수는 5일 LA 에인절스와의 시범경기에서 1번·좌익수로 출전해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이날 텍사스 유니폼을 입고 때린 첫 안타가 상대 왼손 선발 타일러 스캑스였다는 점은 더욱 고무적이다.

1억3000만달러 고액 연봉을 받는 만큼 추신수의 입지는 탄탄하다. 추신수도 마음 편하게 시범경기를 통해 컨디션을 천천히 끌어올리는 중이다.

■윤석민 ‘흐리고 때때로 비’

류현진, 추신수와는 달리 윤석민의 기상도는 ‘흐림’이다. 비자 문제 해결이 생각보다 늦어지면서 시범경기 등판도 계속 미뤄지고 있다. 벅 쇼월터 감독이 “8일까지는 등판을 했으면 한다”고 했지만 감독의 뜻대로 이뤄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5선발 경쟁을 해야 하는 윤석민은 쟁쟁한 경쟁자들이 너무 많다. 볼티모어 최고 유망주인 케빈 가우스먼과 부상에서 5월쯤 돌아오는 또 다른 유망주 딜런 번디, 그리고 현재 시범경기에서 호투를 이어가고 있는 스티브 존슨이 윤석민과 5선발을 놓고 다투고 있다.

여기에 경쟁자가 하나 더 늘었다. 볼티모어는 사이영상을 2번 수상했던 왼손 투수 요한 산타나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쇼월터 감독은 “산타나는 선발로 쓸 생각”이라고 밝혔다. 윤석민은 자칫하다가 선발에서 밀려나 롱릴리프로 시즌을 시작할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에는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수도 있다. 윤석민의 마이너리그 거부 옵션은 2015년부터 실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