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마무리가 아예 없다.

한화 마무리 김혁민(27)이 2군에 갔다.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19일 대전 LG전을 포함, 최근 연속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한화는 19일 LG에 7-2로 앞서다가 9회초에 5점을 내줘 동점을 허용한 끝에 연장 10회말 고동진의 끝내기 안타로 힘겹게 승리했다.

9회초 김혁민이 블론세이브를 했다. 좌완 박정진이 2안타 1볼넷으로 2점을 내줘 7-4를 만든 뒤 2사 1·2루에 등판한 김혁민은 연속 2루타 포함 3연속 안타를 맞고 주자를 모두 불러들인 끝에 7-7 동점을 허용했다. 올해 첫 블론세이브였다.

김혁민은 송창식이 부진하자 지난 2일부터 뒷문을 이어받은 마무리다. 그러나 이후 6경기에서 방어율 10.38로 부진한 끝에 결국 2군에 갔다.

한화 김응용 감독은 “우리는 이제 마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어려운 불펜 상황에 대한 하소연인 동시에 앞으로 불펜 운용에 대한 예고이기도 하다.

송창식이 여전 지난해같은 구위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당장 마무리 복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졸신인 최영환이 중요하게 쓰일 전망이다. 최영환은 19일에도 김혁민에 이어 등판해 1이닝을 완벽하게 막아주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개막 이후 8경기에서 1승2패 방어율 3.38로 잘 던지고 있다. 그러나 신인이라 당장 마무리를 맡기기에는 불안요소가 있다.

결국 현재 가장 잘 던지고 있는 윤근영과 윤규진이 맡아야 할 몫이 커지게 됐다.

원래 5선발로 낙점됐던 좌완 윤근영은 불펜이 불안해지자 차라리 5선발을 버리고 불펜을 강화해 잡을 경기를 잡자는 김 감독의 전략 수정에 따라 중간투수로 자리를 옮겼다. 선발이 일찍 내려갈 때 길게 던지는 롱릴리프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개막 이후 7경기에서 4홀드 방어율 1.74를 기록했다.

우완 윤규진도 윤근영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19일까지 6경기에 등판해 1승을 거두며 방어율 2.87을 기록했다. 16일 KIA전에서는 선발 클레이가 4회 일찍 교체되자 9회까지 5.1이닝을 혼자 1안타 8삼진 무실점으로 꽉 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선발들이 6회 이상을 버티지 못하는 가운데 마무리까지 공석이 돼 결국 이 두 롱릴리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 16일 KIA전처럼 일정한 점수 차로 앞서고 있을 때는 롱릴리프가 등판해 끝까지 경기를 마쳐야 하는 경우도 잦을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8~9회를 맡길 투수가 없다”고 현재 가장 큰 고민을 설명하며 “윤근영이 잘 하고 있다. 앞으로 이기고 있을 때 6회부터 투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윤규진과 최영환도 계속 지켜보겠다”고 희망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