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27·LA 다저스)을 맞아 상대가 자세를 고쳐 잡았다. 무기도 바꿔 꺼내들었다. 그만큼 중요한 경기다.

류현진이 28일 오전 9시5분에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다저스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자리를 굳혀나가고, 류현진은 내셔널리그 다승 1위 그룹에 합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 경기다.

다저스에 연패를 당하며 1위 자리를 내준 샌프란시스코는 류현진을 맞아 선발 투수를 긴급 수혈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26일 보스턴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제이크 피비(33)를 영입한 뒤 28일 경기에 선발로 내세우기로 했다. 샌프란시스코는 피비를 영입하기 위해 팀 내 유망주 랭킹 2위와 11위 투수를 내줬다.

피비는 2009년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트레이드된 뒤 지난해부터는 보스턴에서 뛰는 등 아메리칸리그에서 활약했지만 앞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팀인 샌디에이고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2007시즌에는 19승6패, 방어율 2.54를 기록하면서 리그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이영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피비는 올 시즌 1승9패, 방어율 4.72에 그치는 등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통산 133승을 거둔 투수인 만큼 여전히 만만치 않다.

익숙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팀으로 돌아왔다는 것도 피비에게 강점이 될 수 있다. 그는 아메리칸리그 이적 뒤 41승39패, 방어율 4.13을 기록했지만 앞서 내셔널리그에서는 92승68패, 방어율 3.29를 기록했다.

피비는 27일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뒤 경기장을 찾았다. 경기 도중 중계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며칠 전까지만 해도 탬파베이 타자들을 분석하고 있었다”며 “이제 에반 롱고리아가 아니라 애드리안 곤살레스를 분석해야 한다”며 웃었다. 이어 “그래도, 익숙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로 돌아와 무척 편안하다”고 덧붙였다.

류현진이 승리를 따내면 시즌 12승으로 내셔널리그 다승 1위 그룹에 합류하게 된다. 팀 동료 잭 그레인키·클레이튼 커쇼와 매디슨 범가너(샌프란시스코), 윌리 페랄타(밀워키), 알프레드 사이먼(신시내티), 애덤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다저스 입장에서도 승리가 절실한 경기다.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은 후반기 로테이션을 이번 샌프란시스코 3연전에 맞춰 꾸렸는데, 그대로 적중하고 있다. 류현진에 앞서 그레인키와 커쇼가 이틀 연속 호투하며 샌프란시스코에 연승을 거뒀다. 커쇼가 이날 5-0 완봉승을 장식하면서 다저스는 샌프란시스코를 0.5경기 차로 밀어내며 서부지구 1위 자리를 되찾았다. 류현진이 싹쓸이 3연승째를 거두면, 순위 싸움에서 확실한 우위를 잡게 된다.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브랜든 벨트(1루수)가 뇌진탕 증세로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 앙헬 파간(중견수), 헥토르 산체스(포수), 마르코 스쿠타로(2루수) 등도 부상자 명단에 포함됐다. 3루수 파블로 산도발 역시 27일 경기 도중 불편함을 호소한 뒤 8회 교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