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중계권료 폭등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독점’과 ‘분배’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11일 향후 3시즌 새 중계권 계약을 발표했다. 스카이스포츠와 BT가 나눠서 중계하는 방식이다. 스카이스포츠는 42억 파운드를 부담하고 한 시즌에 126경기를 중계하게 됐고, BT는 나머지 금액을 채우면서 한 시즌에 42경기의 중계권을 따냈다.

스카이스포츠는 현지시간 토요일과 일요일의 낮 경기, 일요일 오후 경기를 맡는다. 여기에 특별 편성되는 월요일과 금요일의 야간 경기에 대한 독점 중계권을 갖는다.

42경기를 중계하는 BT는 토요일 저녁 경기 중계가 핵심이다. 여기에 일요일 경기 일부와 주중 편성 경기를 BT가 맡는다. 전체 일정을 쪼개 나누면서 ‘독점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중계권사의 권리를 보장한다.

미국 프로스포츠 역시 마찬가지다. 공중파 중계권 방송사들은 특정 경기에 대한 독점 중계권을 가짐으로써 지역 케이블 방송으로부터 권리를 보호 받는다. 과거 ABC는 NFL 경기 중 월요일에 특별 편성된 경기를 독점 중계하면서 주목도를 높였다.

‘먼데이 나이트 풋볼’은 아예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2006년 이후에는 ESPN이 이를 이어받아 중계한다.

ESPN은 메이저리그 중계도 같은 방식으로 쪼개고 독점한다. ‘선데이 나이트 베이스볼’이라는 이름으로 일요일 주요 경기를 ESPN이 중계한다. ESPN은 아예 해당 중계에 따로 스폰서를 유치했다. 현재 선데이 나이트 베이스볼은 패스트푸드 체인점 ‘타코 벨’의 후원을 받는다.

중계의 독점권도 주지만, 중계 때문에 관중 수가 줄어들면 안된다. 이 때문에 미국 NFL은 ‘블랙 아웃’ 제도를 도입했다. 1973년부터 시행된 이 제도는 경기 시작 72시간 전까지 매진되지 않으면 반경 75마일(약 121㎞)내 TV 생중계를 금지함으로써 구단의 관중 수입을 보장하는 제도다.

표 값이 비싸지면서 ‘저소득층 차별’이라는 주장이 제기됐고, 2012년 부터는 매진이 아닌 표가 85% 이하로 팔렸을 때 적용됐다. 다만 미국 연방통신위원회가 지난해 블랙아웃 제도 폐지를 결의했기 때문에 이 제도는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