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28·피츠버그)가 후반기 4개째 홈런을 터뜨리며 거침없는 장타력을 자랑하고 있다.

강정호는 2일 신시내티와의 원정경기에서 0-1로 뒤진 4회초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신시내티 선발 레이셀 이글레시아스의 슬라이더를 받아 때려 동점홈런을 만들었다. 시즌 8호째 홈런이다.

강정호는 데뷔시즌인 올해 팀 103경기만에 시즌 8호 홈런을 터뜨렸다. 아시아 출신 내야수 중 데뷔시즌 때린 홈런 역대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일본 프로야구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야수 중 데뷔 시즌에 가장 많은 홈런을 때린 선수는 포수 조지마 겐지다. 조지마는 데뷔 시즌이던 2006년 시애틀 소속으로 홈런 18개를 때렸다. 메이저리그에서 거포로 가장 성공한 마쓰이 히데키(외야수·뉴욕 양키스)는 데뷔 시즌이던 2003년 홈런 16개로 역대 2위에 올라있다.

내야수로 폭을 좁히면 데뷔 시즌 최다 홈런 내야수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뛰었던 이구치 다다히토다. 2루수 이구치는 2005시즌 홈런 15개를 때리면서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다.

이구치의 뒤를 아오키 노리치카(외야수·밀워키), 후쿠도메 고스케(외야수·시카고 컵스), 신조 쓰요시(외야수·뉴욕 메츠) 등이 데뷔 시즌 홈런 10개로 잇는다.

강정호는 데뷔 시즌 홈런 숫자에서 스즈키 이치로(8개)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탬파베이에서 뛰었던 이와무라 아키노리, 뉴욕 메츠에서 뛰었던 유격수 마쓰이 가즈오 등이 첫 시즌 기록한 7개를 넘어섰다.

강정호의 시즌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는 점, 이제 본격적으로 홈런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아시아 출신 내야수의 데뷔 시즌 최다 홈런 역시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강정호는 전반기 홈런이 4개에 그쳤지만 후반기 들어 15경기만에 홈런 4개를 때리는 등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스타일에 완전히 적응한 모습이다.

MLB닷컴은 베이스볼프로스펙터스가 사용하는 선수들의 성적 예측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데, 강정호의 시즌 홈런 숫자를 15개로 예측하고 있다. 1주일 전 예상치 13개에서 2개가 더 늘었다. 강정호의 홈런 생산 속도가 가파르다는 점에서 이구치의 내야수 최다 홈런 15개는 물론 조지마가 갖고 있는 아시아 출신 야수 데뷔 시즌 최다 홈런 기록(18개)을 갈아치울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