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 머슬마니아 신다원·신연경 “우리 운동하는 자매예요”

국내 최고의 피트니스 대회 ‘머슬마니아’에서 상·하반기 나란히 종목별 우승을 거머쥔 ‘몸짱’ 자매가 있다.

신다원(28)·신연경(25) 선수는 여느 자매들과 마찬가지로 닮은 듯 많이 다른, 다른 듯 많이 닮은 구석이 있는 자매였다. 걸어온 길은 달랐지만 ‘운동’을 통해 새 삶을 찾은 ‘독한’ 몸짱여신 자매를 최근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스티브백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신연경(25)선수는 지난달 23~24 양일간 서울 건국대학교 새천년관에서 열린 <2016 하반기 머슬마니아X머슬앤맥스큐 세계대회 선발전>에서 피트니스 여자 1위, 여자 스포츠 모델 2위를 차지했다. 신연경 선수의 친언니인 신다원 선수는 2015년 세계대회 선발전에서 미즈 비키니 쇼트 4위를 차지한 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대회에서 미즈 비키니 톱10에 오르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돌아왔다. 이후 더 실력을 쌓아 올해 상반기 대회에서 스포츠 여자 모델 쇼트 1위, 스포츠 여자 모델 그랑프리, 미즈 비키니 쇼트 1위를 거머쥔 ‘독한’ 몸짱여신이다. 같은 해 국내 최고의 몸짱에 등극한 두 사람에게 소감을 물었다.

Q. 자매가 머슬마니아에서 종목별 우승을 차지한것은 최초인 것 같다. 언니가 먼저 대회에 출전하고, 동생에게 출전을 권한 건가?

신다원 “제 동생은 몸매가 정말 예쁘고, 어릴 적부터 무용을 해서 선이 정말 아름답다. 나는 키도 작고 골반과 엉덩이도 빈약한 게 콤플렉스인데 동생은 어깨,골반, 엉덩이 라인 등이 글래머러스 하고 예뻐서 언제나 부러웠다. 나는 지난해 ‘머슬마니아’에 도전했던 것이 인생에서 큰 변화의 계기가 됐다. 동생에게 도전하면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말해줬다.

신연경 “‘언니가 어느날 너의 시대가 왔다’고 하더라. 발레로 예고에 진학해 1학년 2학기에 현대무용으로 전과했다. 이후 대학은 동덕여대 무용과를 졸업했다. 원래 무용 전공자들은 앙상하고 마른 몸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학창시절에 무용 선생님이 내 ‘빵빵한’ 엉덩이를 못마땅해하셔서 엉덩이를 많이 맞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지 난 자존감도 낮은 편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어릴 적부터 천편일률적인 몸이 싫었다”

Q. 전 대회 ‘그랑프리’ 출신인 언니가 많이 도와줬나

신연경 “언니는 한국대회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하고, 세계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둬 ‘머슬마니아’에서는 이미 ‘여왕’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언니의 꼬리표가 붙는게 싫었다. 그래서 일부러 언니 도움 없이 혼자 운동하고, 혼자 안무짜고 음악 편집하고, 의상을 위해 수선집도 100번 넘게 왔다갔다 했다.”

Q. 둘이 함께 운동하는 ‘훈훈한(?)모습을 상상했는데, 아니었나보다?

신다원 “집도 따로 살고, 직장도 다르기 때문에 함께 하는 시간이 많지는 않다. 하지만 당연히 동생과는 자주 통화하는 사이다. 그래서인지 동생이 의식적으로 대회 준비 기간에 나를 피하는 것 같더라. 조금 섭섭한 마음도 들긴 했는데 이해했다. 나에겐 아직도 어린 동생 같은데 다 컷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는 내가 많이 도와줬을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함께 따로 운동하는 사이는 아니다”

Q. 머슬마니아 출전 전과 후가 궁금하다

신다원 “어릴 적 부터 배우가 꿈이었는데 아역시절부터 소속사 등 문제가 잘 안풀렸다. 유학을 다녀와 뷰티 모델 등의 경력을 쌓았다. 이제 20대 후반이 됐는데 도저히 꿈을 포기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스스로를 뛰어넘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서 내 나이가 걸림돌이라고 말들 하는데, 나는 ‘스타’가 아닌 ‘연기자’가 되고 싶다. 대회 출전 역시 연기연습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했다. 무대 위에서 30초 동안 마음 속으로 말하고 몸으로 연기한다. “안녕하세요, 신다원 입니다 제가 여러분께 지금부터 등을 보여드립니다, 다음은 어깨를 봐주세요, 하고요”

신연경 “무용을 전공한 나는 대학 시절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어서 방송연예과 수업을 듣는 등 연기공부를 했었다. 졸업 전 대학로에서 연극·뮤지컬 무대에 참여하기도 했다. 나는 이래저래 도전하는 걸 좋아해서 할 줄 아는 건 많은데, 자존감이 낮아서 어딜가도 뒤로 빠지는 경향이 있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면서 오로지 나를 위한 무대를 꾸미고, 자신감을 쌓고 당당한 여성이 되고 싶었다. 앞으로 언니와는 좀 다른 길을 가게 될 것 같다. 내 장점은 무용, 연기, 춤, 운동 다 할 줄 안다는 점이다. 다가오는 시대에 새로운 피트니스 교육·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

두 사람 모두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각자 자신의 장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배우가 목표였던 신다원 선수는 몸의 비율, 옷태, 끼와 무대매너 등을 평가하는 ‘스포츠 모델’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했고, 스포츠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신연경 선수는 전공을 살려 무용, 춤, 등 다양한 공연을 접목시킨 ‘피트니스’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두 사람은 각자 자신이 꿈꾸는 미래가 명확히 있었기에 도전이 가능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대한민국 최고의 몸짱에 등극한 두사람에게도 공통적인 흑역사가 있었다. 신다원 선수·신연경 선수 둘 다 살이 쪄서 60kg까지 몸무게가 나갔던 경험이 있다는 것. 믿어지지가 않았다. 언니가 독하게 준비하는 걸 봐서일까…동생도 독하게 준비했다고 했다.

신다원 “얼굴이 작고 손 발 등 보이는 부분이 말라서 겉으로 보기엔 전혀 뚱뚱해 보이지 않았다. 뷰티 모델로도 전혀 지장이 없었다. 하지만 몸매 라인은 지금과 180도 달랐다.뱃살과 팔뚝살 등 보이지 않는 부분에 살이 많이 숨어있었다. 나는 배우를 꿈꾸는데, 노력 없이는 인생에도 변화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독하게 마음 먹고 운동을 시작했고, 우연한 기회에 머슬마니아까지 출전하게 됐다.”

신연경 “어릴 적 부터 무용을 했지만 나는 식탐이 많았다. 특히 빵을 좋아했다. 친구들과 비교되기 때문에 고등학교 때부터 안해본 다이어트가 없었다. 대부분 무조건 안먹고 살을 뺐다. 부모님이 늘 안타까워 하셨다. 대학 입시가 끝나니 당연히 요요현상이 왔고. 60kg 까지 찌더라. 신발 사이즈가 235였는데 250까지 신었다. 발에도 살이 찐다는 말을 실감했다. 그래서 아예 다이어트에 대한 개념을 바꾸고 체질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Q. 지금 이렇게 날씬한데 상상이 가질 않는다.

신연경 “보통 아침에 일어나면 얼굴이 좀 붓고 저녁에는 다리가 붓기 마련인데, 나는 그 차이가 너무 심했다. 다리가 아침과 저녁 사이즈가 2~3cm 차이가 날 정도고, 손가락과 발가락까지 부어 있었다. 이번에 대회 준비하면서 올 초 부터 식단을 조절했다. 먹고 싶은 음식은 특별히 ‘상을 준다’는 느낌으로 먹었다. 3~4개월 전부터 염분 섭취를 줄이고 대회 출전 식단을 잘 지켰다. 그러니까 부종이 조금씩 없어지고 체중이 빠졌다. 7~8월에 정체기가 있어서 슬럼프를 겪었는데, 나중엔 음식을 봐도 안먹고 싶어질 정도로 멘탈이 바뀌더라. 멘탈이 개조되면서 체질도 바뀐 것 같다. 9월에 체지방 2kg이 빠지는 순간 정말 기뻤다.

신다원 “맞다. 어떤 사람은 피부가 얇아 근육의 데피니션(선명도)가 잘 보이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근육량이 많아도 상대적으로 피부가 두꺼워 잘 보이지 않는 사람이 있다. 연경이는 후자 쪽이라 마음 고생이 심했을거다.”

Q. 식단 조절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일이다. 누가 자매 아니랄까봐 둘이 ‘독한’ 게 꼭 닮은 것 같다. 언제나 다이어트를 위해 힘들어하는 독자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해달라.

신연경“ 음식을 먹기 전에 철저하게 칼로리를 계산하고 먹는 편이다. 먹기 전에는 ‘이거는 먹고 절대 후회 안할거다’ 라고 생각한 다음 먹는다. 후회 할 것 같으면 먹지 않는다. 원래 물을 싫어했는데, 대회 준비하면서 물을 하루에 3~4리터씩 마셨다. 하루의 시작을 보통 아메리카노로 하는데, 하루 종일 그 컵을 이용해 물을 15잔 세어가며 마신다. 그러면 다른 음식이 별로 생각나지 않는다.

신다원 “덧붙이자면 수면시간도 중요하다. 건강에는 순환이 중요한데, 수면의 질이 순환에 큰 영향을 끼친다. 보통 일어나는 시간에 맞춰 전날 계산해 잘 시간을 정하는거다. 나는 평소 꼭 7시간 정도를 맞춰서 자려고 노력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눈꼽도 떼지 말고 물을 한 잔 마신 다음 츄리닝을 입은 채로 밖으로 나가 동네를 한 바퀴 뛰어라. 습관이 중요하다. 자주 움직이는 습관을 들이고 ‘ 때 되면 먹는다’는 생각을 버리고 ‘배가 고플 때 먹되, 배가 부르지 않을 정도로 먹는다’는 마음가짐이 좋다. 어떤 사람은 ‘그게 행복하냐’고 묻는데, 나는 몸이 더 가벼워지고 더 건강하고 행복해졌다. 행복은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