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4일 ‘비선실세’ 최순실씨 국정농단과 관련 “필요하다면 저 역시 검찰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이며,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까지도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대국민사과를 통해 “국민의 마음을 아프지 않게 해드리겠다는 각오로 노력해왔는데 이렇게 정반대의 결과를 낳게되어 가슴이 찢어지는 느낌”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저는 이번 일의 진상과 책임을 규명하는데에 있어서 최대한 협조하겠다”면서 “이미 청와대 비서실과 경호실에도 검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도록 지시하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어느 누구라도 이번 수사를 통해 잘못이 드러나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할 것이며, 저 역시도 모든 책임을 질 각오가 돼있다”며 “‘무엇으로 국민의 마음을 달래드리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면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이 됐나’ 이런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씨와 관계에 대해 “제가 가장 힘들었던 시절에 곁을 지켜주었기 때문에 저 스스로 경계의 담장을 낮췄던 것이 사실”이라며 “돌이켜보니 개인적 인연을 믿고 제대로 살피지 못한 나머지 주변사람들에게 엄격하지 못한 결과가 됐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저 스스로를 용서하기 어렵고 서글픈 마음까지 들어 밤잠을 들기 힘들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특히 “사이비종교에 빠졌다거나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말까지 나오는데 결코 사실이 아니다”며 “우리나라 미래 성장동력을 만들기위해 정성을 기울여온 국정과제까지도 모두 비리로 낙인찍히는 현실까지도 안타깝다. 일부 잘못이 있더라도 대한민국 성장동력까지도 꺼뜨리지 않을 것을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안보가 큰 위기에 직면해있고 경제도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외의 여러현안이 산적해있는 만큼 국정은 한시라도 중단되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담화에서 ‘사이비 종교’와 ‘굿’에 대한 시중의 말에 특히 민감하게 부인했다.

박 대통령이 이날 자신과의 깊은 친분관계를 인정한 최순실씨는 영세교 교주로 활동안 고 최태민의 딸이다. 그동안 다수의 언론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씨의 말을 ‘맹신’에 가깝게 따른 정황들이 잇따라 보도된 바 있다. 박 대통령 자신의 인식과 달리 최씨 일가라는 집단에 대해 ‘유사 종교’ 같은 감정을 가졌을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힘들다.

‘청와대 굿’에 대한 박 대통령의 태도 역시 시중의 여론과 관심이 우리 전통신앙 양식에 대한 반감이 아니라 ‘세월호참사 당일 대처 방식과 박 대통령 행적’에 대한 청와대의 투명한 공개에 대한 요구라는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박 대통령 담화에서 정국 안정화에 대한 구체적인 제시나 최순실씨 국정농단에 대한 실체적 진실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다.

박 대통령은 자신의 입장을 담은 담화문 발표 후 취재진의 질문도 받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