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타워즈>의 레아 공주로 유명세를 얻은 할리우드 배우 캐리 피셔가 60세를 일기로 27일(현지시간) 사망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피셔는 지난 23일 영국 런던에서 출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심장마비를 호소했고, 귀국한 뒤 집중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피셔 가족 대변인인 사이먼 홀즈는 피셔가 이날 오전 8시55분 별세했다고 발표했다.

피셔는 해리슨 포드와 함께 1977년 <스타워즈 에피소드4: 새로운 희망>에 출연하며 스타워즈 시리즈에 발을 들였다. 포드는 피셔의 심장마비 소식을 들은 뒤 “사랑하는 친구의 투병 소식에 무척 충격을 받았고 슬프다”고 말했다. 피셔는 1980년과 1983년에도 다른 시리즈에 출연했으며, 가장 최근에는 2015년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에 등장했다.

피셔는 지난달 출판한 자서전 <프린세스 다이어리스트>에서 1976년 <스타워즈>를 촬영하면서 만난 포드와 3개월 정도 불륜관계였다고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국내에도 많은 팬을 거느린 유명 팝듀오 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멤버 폴 사이먼과 1983년 결혼했으나 바로 이듬해 이혼했다.

피셔는 가수였던 아버지 에디 피셔와 가수 겸 배우였던 어머니 데비 레이놀즈 사이에서 태어나 어릴적부터 연예인의 끼를 보였다. 어머니 레이놀즈는 뮤지컬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의 주연을 맡은 유명인사다. 하지만 대배우인 어머니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던 피셔는 한때 약물중독을 겪었다. 1987년 마약중독에서 재활치료를 거쳐 다시 배우로 복귀하는 과정을 그린 자전적 소설 <포스트카즈 프롬 더 에지>를 발표해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이 소설은 1990년 마이크 니콜스 감독의 영화 <할리우드 스토리>로 재탄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