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한 달 더 있으면 좋겠는데….”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준비하는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지난 13일 일본에서 첫 소집훈련을 시작하며 3월6일 대회 개막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아쉬워했다.

열흘 동안 전지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대표팀은 이제 대회 1라운드가 열릴 고척 스카이돔에서 적응 훈련을 시작한다. 1라운드 1차전 이스라엘을 만나기까지 투·타 모두 빨리 실전 감각을 100%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팀은 개막 전까지 5차례 실전을 치른다. 25~26일 쿠바와 평가전 뒤 28일에는 B조 소속인 호주 대표팀과, 3월2일과 4일에는 상무·경찰야구단과 각각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을 준비한다.

그 사이 반드시 회복해야 할 요소들이 있다. 먼저 투수 차우찬이 실전 점검을 치러야 한다.

좌완 차우찬(30·LG)은 이번 대표팀 마운드에서 선발 뒤에 나설 두번째 투수 역할을 맡았다. 투수별로 투구 수에 제한을 두는 이번 대회에서 선발이 오래 마운드를 지키기는 어렵다. 차우찬은 그 바로 뒤에 등판해 계투진에게 마운드를 이어줄 ‘제2의 선발’ 역할을 맡는다. 이번 대회 마운드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다.

차우찬 역시 LG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하다 대표팀에 합류했다. 실전에는 한 번 나섰다. 19일 요미우리와 평가전에서 2이닝을 던졌다. 4피안타 2실점을 기록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지만 이후 발목을 접질렸다. 부상이 심하지는 않아 오키나와 훈련 기간에도 걷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5차례 남은 평가전에서 다시 등판해 최대한 실전 투구 감각을 끌어올리고 최상의 상태로 대회를 시작해야 한다.

우완 이대은(28·경찰야구단)의 구위 역시 남은 평가전에서 회복해야 할 과제다.

이대은은 1월 입대해 4주 기초군사훈련을 마친 직후 대표팀에 합류했다. 피칭 훈련을 하지 못한 상태로 대표팀 유니폼을 입어 다른 투수들보다 페이스가 늦은 상태다. 당초 장원준, 양현종과 함께 1라운드 선발 후보로 평가받았지만 언더핸드 우규민에게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우완으로 선발과 불펜이 가능한 이대은은 구위만 회복하면 WBC에서 활용도가 매우 높다. 김인식 감독은 “최악의 경우 실전을 한 번도 던지지 못하고 대회를 시작할 수도 있다”며 이대은의 피칭 단계를 차분히 끌어올릴 계획이었지만 이대은은 지난 22일 요코하마전에 자원 등판했다. 1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결과는 좋지 않았다. 아직 정상적인 구위가 아니라는 점을 역시 확인했다. 남은 5차례 평가전을 치르는 동안 정상 궤도로 올라서야 한다.

대표팀이 일본에서 2차례 평가전을 치르는 동안 드러낸 가장 큰 불안요소는 타격에 있다. 2경기에서 6안타밖에 치지 못했다.

올해 프로야구 스프링캠프는 이전에 비해 가장 늦은 2월에 시작했다. 캠프 전에 개인적으로 타격 훈련을 했더라도 페이스를 끌어올리기에는 시간이 충분치 않았다. 시즌 중에도 그렇듯 타격감은 경기를 거듭하는 과정에서 변화한다. 현재 대표팀 중심타선에는 이대호(롯데), 김태균(한화), 최형우(KIA), 박석민(NC)이 있어 기본적인 장타력에 있어서는 다른 팀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는다. 이용규(한화), 민병헌(두산), 서건창(넥센), 손아섭(롯데) 등 타격과 기동력을 동시에 갖춘 타자들이 타선의 앞과 뒤를 맡는다. 실전 감각만 회복한다면 큰 문제는 없는 구성이다. 김인식 감독도 일본에서 두번째 평가전을 마친 뒤 “김태균과 최형우 등이 중심에 맞히기 시작했다.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5차례 실전 기회를 충분히 살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