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승호 교장의 마음의 반창고] ‘자성예언’의 신통한 힘

아현산업정보학교 교장

입력 : 2017.02.26 13:51

신입생 은이와 다빈이를 교장실에서 만났습니다. 미용을 선택한 은이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나 특수분장사가 되고 싶다고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화장이 너무 좋았다고 합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된다면 고객의 단점을 커버해 주고 고객에게 ‘화장으로도 이런 변화가 가능하구나’ 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게 만들고 싶다고 합니다, 그리고 특수분장사가 된다면 보다 더 리얼하고 멋진 작품을 만들어 영화·방송사에서 찾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옆에서 조용히 듣고 있던 다빈이는 피부관리사가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피부가 좋은 편이 아니어서 직접 피부 관련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합니다. 자기 손님도 ‘꿀’ 피부가 될 수 있게 관리를 열심히 해 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얘기를 나눈 다음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 다짐하는 ‘자성예언’ 목록을 만들고 이를 실천하려는 행동 강령을 작성해 보았습니다.

은이는 학교에서 열심히 배우기, 자격증 취득하기, 대학 진학하기, 남들보다 더 연구하고 공부하기, 또 자신이 하는 일과 행동에 떳떳한 사람 되기 등을 예언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항상 솔직하고, 노력하며, 거짓된 말과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을 다짐했습니다.

다빈이는 ‘나는 항상 웃는 사람이다’ ‘나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이다’ ‘나는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이다’ ‘나는 부지런한 사람이다’ 등을 적고, 그러기 위해 학교를 빠지지 않고 열심히 수업을 들을 것이며, 자격증을 취득하고 방과후 활동도 열심히 하겠다고 했습니다.

자신의 꿈을 이루는 데 장애요소를 말해 보고 이를 긍정적인 것으로 바꿔 보는 연습도 했습니다. 은이는 자신의 성격이 나오면 표정관리가 안된다고 합니다. 첫인상이 무서워 보인다고도 했습니다. 기분에 따라 행동하는 버릇도 있다고 했습니다. 이런 장애 요소를 ‘감정을 표현하는 표정이 많다’ ‘반전 매력이 있다’ ‘기분이 좋을 때는 더 즐겁고 좋은 행동을 한다’는 긍정적 대안으로 바꿨습니다.

다빈이는 못생겼어, 눈이 작아, 키도 작아, 돈을 함부로 써, 피부가 안 좋아, 자신감이 부족해, 계획이 없어, 혼자 이상한 걱정을 많이 해 등의 부정적인 생각들을 ‘나는 나답게 생겼어’ ‘개성 있어’ ‘나는 다른 기술을 더 잘해’ ‘나는 늘 새로운 것에 도전 해’ ‘나는 소비의 자유가 있어’ ‘나는 겸손한 사람이야’ ‘나는 생각을 자주 하는 꼼꼼한 사람이다’ 등의 긍정적 언어로 바꿨습니다.

상담을 마치면서 미래의 모습도 그려 보았습니다. 다빈이는 유명한 피부관리사가 돼 사람들이 찾아오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자기 이름으로 된 ‘숍’을 열고, 연예기획사와 손잡고 많은 돈을 벌고 싶다고 했습니다. 은이는 미용 분야에서 성공해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자기 주변 사람들이 당당하고 자랑스러워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다빈이는 공부를 못하고 끈기가 부족해 걱정이 많았다고 합니다. 또 은이는 욱하는 게 있어 학교생활이 힘들었다며 직업학교에 와서 다 잊고 정말 열심히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제 그런 걱정을 뒤로하고 자신이 만든 자성예언을 크게 외쳐 보자고 했습니다. 돌아가면서 큰 소리로 5번을 읽었습니다.

신입생들과 자성예언을 만들어 읽는 시간을 가진 지 5년이 됐습니다. 작성된 자성예언 목록을 12월에 확인하다 보면 대부분 아이들이 70% 이상 계획한 것을 실행하는 놀라운 경험을 합니다. 아마 종이에 이루고 싶은 것을 쓰고 진심으로 바라면 그 일을 할 수 있는 능력까지 함께 생기나 봅니다. 신입생 다빈이와 은이의 예언도 하나하나 빛을 내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여유 있는 주말 하루를 정합니다. 좋은 하는 음악을 듣거나 산택을 한 다음 스스로 이루고 싶은 목록을 만들어 봅니다. 그리고 큰 소리를 읽고 그 내용을 잘 보이는 책상 위나 수첩 등에 붙여 놓습니다. 그날이 당신이 도착할 목적지에 가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모험놀이 상담가 방승호는 누구?

국내 최초 ‘모험놀이 상담가’로 불리는 방승호 교장은 아이들과의 심리적 교감이나 스킨십 놀이를 통해 학생들의 아픈 구석을 잘 치유하는 교육자로 유명하다. 방 교장의 <기적의 모험놀이>와 ‘선생님의 똑똑! 상담실’(소년조선) 등의 저서와 칼럼은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려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글로 알려져 있다. KBS <아침마당>의 목요특강과 유니세프 전직원 대상 특강 등을 통해 유명 강사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방 교장은 앨범을 3집까지 낸 ‘가수 교장선생님’으로도 불린다. 하지만 노래 역시 목적은 ‘교육’이다. 모험놀이 상담가 방승호의 칼럼은 스포츠경향을 통해 매주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