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판도를 흔들 ‘슈퍼 루키’ 박성현(24·KEB하나은행)이 마침내 데뷔전을 치른다.

박성현은 2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뉴탄종 코스(파72·6683야드)에서 열리는 2017 LPGA 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총상금 150만달러·우승상금 22만5000달러)에 출전한다. 지난해 한국여자골프를 평정하고 미국으로 무대를 옮긴 박성현이 정회원 자격으로 치르는 첫 LPGA 대회다.

선수 자신도, 팬들도, 세계여자골프 관계자들도 학수고대하던 데뷔전이다. 박성현은 당초 지난주 열린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초청선수 자격으로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예상됐으나 대회 주최측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지 못하면서 차질을 빚었다. 전년 시즌 LPGA 상금랭킹을 출전기준으로 삼은 태국 대회에 나가지 못한 박성현은 이번주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는 세계랭킹 상위선수로 당당히 출전한다. 대회 출전선수 확정 시기까지 세계 10위였던 박성현은 지난주 대회에 불참하면서 27일 발표된 세계랭킹은 한 계단 아래인 11위로 떨어졌다.

박성현은 LPGA 투어 진출을 확정하면서 지난 연말부터 미국에서 새 코치 브라이언 모든과 맹훈련을 거듭해 왔다. 폭발적인 장타력을 뒷받침 해줄 쇼트게임에 집중했고, 현지 잔디와 기후에 적응하면서 새 출발을 준비해왔다.

최근 한국으로 들어와 각종 스폰서 조인식과 시상식 등 행사에 모습을 보인 박성현은 마무리 훈련을 한 뒤 지난 25일 결전지 싱가포르로 떠났다. 동료 선수들이 혼다 LPGA 타일랜드 대회에서 우승을 다투고 있을 때 박성현은 화려한 데뷔전을 꿈꾸며 그들보다 먼저 싱가포르 땅을 밟았다.

박성현의 무기는 역시 폭발적인 장타력이다.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270야드를 넘나드는 호쾌한 장타를 바탕으로 아이언과 쇼트게임이 뒷받침 돼 준다면 빠른 시간 안에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새 무대에 순응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다. KEB 하나은행과 후원계약을 맺는 자리에서 “4년 안에 세계랭킹 1위에 오르겠다”고 당당히 밝힌 자신감도 또한 큰 무기다.

박성현은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데뷔전을 치른 뒤 미국 본토로 건너가 연달아 열리는 4개 대회에 모두 출전할 계획이다. 3월17일부터 열리는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과 KIA 클래식에 이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 3주 연속 출전하고 한 주 건너 4월13일부터 개최되는 롯데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데뷔전을 포함해 5차례 대회에 빠짐없이 출전해서 거두는 성적이 올해 박성현의 활약상을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이 대회에는 지난해 우승자 장하나를 비롯해 2주 연속 우승을 노리는 양희영, 본격적인 재기 무대를 펼치는 ‘골프 여제’ 박인비, 세계 3위 전인지 등 한국여자골프의 강호들이 모두 출전한다. 세계 1, 2위인 리디아 고(뉴질랜드),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을 비롯해 세계랭킹 20위 이내 선수 중 이보미(16위)만 제외하고 모두 출전해 시즌 초반 LPGA 열기를 뜨겁게 달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