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사진 | 게티이미지 / 이매진스
이번에도 손흥민(토트넘)은 벤치였다. 대신 선발로 나선 건 해리 케인, 델리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이었다. 이들은 4골을 합작했고 팀은 4-0으로 이겼다. 손흥민은 후반 막판 6분 뛰었다.
토트넘이 3-4-2-1에서 꾸려온 공격진이 27일 프리미어리그 스토크시티전에서도 반복됐다. 3-4-2-1에서 손흥민이 선발로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다른 공격수 3명과의 경쟁력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토트넘이 3-4-2-1처럼 공격수 3명을 가동할 경우 원톱에는 케인, 2선 공격수에는 알리와 에릭센을 주로 세운다. 케인은 현재 리그 득점 선두(17골)다. 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에 근거해 작성한 ‘토트넘 공격수 비교표’처럼 케인은 슈팅 정확도, 득점력이 탁월하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2연패도 가시권이다.
케인 밑에 자리하는 알리도 득점 능력이 괜찮은 데다, 팀 플레이와 수비력까지 좋다. 팀워크를 의미하는 패스 수, 수비 지표인 블록샷과 인터셉트 숫자도 수준급이다. 플레이메이커 노릇을 하는 에릭센은 프리미어리그 어시스트 1위(10개)다. 패스가 정확하고 프리킥도 전담한다. 게다가 수비력은 웬만한 미드필더 못지않다.
손흥민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유로파리그 경기에 앞서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이매진스
반면 손흥민은 이들 3명에 비해 부족한 부분이 적잖다. 유효 슈팅율도 약간 낮고 패스, 태클 숫자도 적다. 출전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하지만 출전시간 기준으로 비교해도 수비지표에서 뒤지는 건 마찬가지다. 세계 축구선수 경기력을 수치화한 ‘PES Stats DB’를 봐도 손흥민은 수비력(44점), 팀워크(73점)에서 경쟁자 3명에 모두 밀린다. 공격수 3명이 기용될 때 손흥민이 조커에 머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손흥민은 공격수가 4명이 필요한 4-2-3-1이 가동될 경우 측면 공격수로 선발로 나선다. 손흥민의 장점은 왕성한 측면 활동력이다. 4-2-3-1에서 측면 공격수는 측면 공간을 넓게 활용해야한다. 손흥민의 스타일과 맞아떨어지는 부분이다. 반면 3-4-2-1을 쓸 때 토트넘은 2선 공격수 두 명을 주로 중앙에서 위치시키고 측면 공격은 측면 미드필더에게 맡기고 있다. 3-4-2-1에서 손흥민이 자신의 장점을 보여줄 환경을 갖지 못한다.
※2016~2017시즌 프리미어리그 기록
손흥민은 스토크시티전에서 후반 40분 케인과 교체 투입됐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그러나 후반 막판 투입이 선발 투입만은 못해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손흥민을 챙긴다는 분명한 신호다. 손흥민으로서는 출전시간에 상관없이 기복 없는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동료 공격수들보다 부족한 기량을 빨리 끌어올려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