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롯이 주부만을 위한 공연….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죠.”(정경미)

개그우먼 정경미(37), 김경아(36), 조승희(34)의 토크 콘서트 <투맘쇼>의 탄생은 그야말로 반신반의였다.

세 사람은 입을 모아 “육아와 가사로 지친 엄마들을 위한 힐링을 선물하고 싶었다”고 했다. 아직 미혼인 조승희도 “공연을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눈물 콧물을 쏙 뺐다. 회를 거듭할수록 <투맘쇼>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이런 진심은 예비맘, 워킹맘 구분할 것 없이 모든 ‘맘’(Mom)의 희로애락에 녹아들었다.

세 개그우먼이 머리를 맞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여름이다. 각기 뚜렷한 개성의 이들은 ‘오직 주부만을 위한다’는 구호로 한 방향을 바라봤다. 그리고 수많은 대화 끝에 준비된 <투맘쇼>가 첫 커튼콜이 있었다. 관객과 처음 대면한 지난해 7월, 육아맘을 배려해 오전에 진행된 공연은 눈물의 호응을 받았다. 수많은 블로그에 후기가 게재되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유피컴퍼니 사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정경미는 “저도 유부녀 되기 전엔 잘 노는 아가씨였어요. 그런데 한 아이의 엄마가 되니 제약이 많더라고요. 집에서 아이 키우는 엄마들은 어디 갈 정신도 없잖아요. 독방휴가란 거 얼마나 힘들고 외로운데요. 이런걸 우리 공연을 통해 해소해주고 싶었어요”라며 공연의 기획의도를 밝혔다.

뜨거운 반응에 힘입은 <투맘쇼>는 일회성에 그치지 않는다. 첫 막을 내린 후, 몇 차례의 지방 공연을 거쳐 이제는 정기 공연을 앞뒀다. 오는 28일 신도림 테크노마트 그랜드볼룸홀에서의 만남을 기점으로, 오는 3월부터 12월까지 홍대 윤형빈 소극장에서 관객과 주기적으로 마주한다. 나아가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에서 <투맘TV> 채널도 개설한다.

“공연을 보고 싶지만, 오지 못하는 분도 계세요. 이런 상황을 해결하는 통로는 유튜브였죠. <투맘TV>는 미혼 여성은 물론, 전 연령대의 주부를 위한 공간이에요. 방송은 한 편당 10분 내외 분량으로, 매주 월요일에 업데이트될 예정이에요. 살림과 출산부터 고부 관계까지 다양한 주제로 대화하려고 해요. 청취자의 익명 사연도 받을 계획이라 생각지도 못한 재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요.”(조승희)

<투맘쇼>의 ‘투 맘(Two Mom)’은 싱글 조승희를 제외한 정경미, 김경아를 지칭하는 말이다. 두 사람은 각각 개그맨 윤형빈, 권재관과 희극인 커플에서 부부로 거듭났다. 실제 이인이색 부부생활은 어떨까.

정경미는 “남편(윤형빈)에 대한 마음은 늘 바뀌어요. 얄밉다가도 고마운 존재죠.”라며 애정이 어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솔직히 결혼을 잘했다고 느낄 때도 잦아요. 바쁠 땐 저를 배려해 매니저를 보내주기도 하고, 요즘엔 <투맘쇼> <투맘TV>와 관련해 크고 작은 도움을 주고 있어요. 저에겐 인생의 동반자를 넘어 업무적으로는 든든한 지원자죠. 아무래도 소극장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보니 공연에 대해 아는 것이 많고, 자연스럽게 정보와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되어있더라고요.”

김경아는 “좋은 남편(권재관)과 아빠가 아닌 것 같아서 불만족이에요. 좀 더 일찍 귀가해서 아이들과 자주 놀아줬으면 좋겠어요.”라면서도 “물론 멋진 순간도 있죠. 세탁기 돌려주고 분리수거 도와주고…. 어느 날은 회가 먹고 싶다니까 광어회를 사와서는 직접 뜨고 있더라고요. 그 모습에 반했었어요. 요즘에는 <투맘쇼> 일정 관련해서 협찬사를 소개해주고, 공연과 관련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의 연락처를 건네기도 해요. 부인의 일을 지지하고 확신을 가져주는 것에 대해 감사해요.”라며 잉꼬부부의 면모를 뽐냈다.

<투맘> 3총사는 공연과 방송의 시즌2도 고려 중이다. 기회가 된다면 해외 공연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전국 그리고 세계 각지 주부의 ‘손수건’이 되어주고 싶어요. 박장대소하며 튀기는 침을 닦았다가, 아픔을 나누며 흘리는 눈물을 훔쳐주기도 하는…. 지금처럼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나아갈 거에요. 그러면 우리가 그리는 청사진도 선명해질 거라 믿고요. 아이가 유치원과 학교로 등교한 이후인 오전 10시, 수줍은 새댁부터 머리가 하얗게 센 할머니까지 모두가 손을 잡고 우리 공연장으로 몰려오는 진풍경이 펼쳐진다면 어떨까요. 생각만 해도 꿈같은 순간이에요.”(정경미·김경아·조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