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 간판 정현(세계 94위·삼성증권 후원)이 세계 5위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맞대결을 벌인다.

정현은 28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바르셀로나 오픈(총상금 232만 4905유로) 단식 16강전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21위·독일)를 2-0(6-1 6-4)으로 제압했다. 정현이 세계 랭킹 20위대 선수를 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현은 이 대회 2회전에서 필리프 콜슈라이버(31위·독일)를 2-0(6-3 6-4)으로 꺾은 상승세를 더 높은 랭커를 상대로 이어갔다.

정현의 8강 상대는 나달이다. 나달은 16강에서 케빈 앤더슨(66위·남아공)을 2-0(6-3- 6-4)으로 꺾고 8강에 올랐다. 나달은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통산 14번이나 우승한 세계적인 강호다.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그랜드 슬램 대회인 프랑스오픈을 9차례 제패했고 2010년 US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정현이 나달과 상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현-나달전은 28일 밤 9시 시작하는 앤디 머레이(1위·영국)-알베르트 라모스 비놀라스(19위·스페인)전이 끝난 뒤 이어진다.

정현이 지금까지 세계 랭킹 5위 이내 선수와 실력을 겨룬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5년 US오픈 2회전에서 당시 세계 5위 스탄 바브링카(스위스)에게 0-3(6-7 6-7 6-7)으로 졌고 지난해 호주오픈 1회전에서는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를 상대로 역시 0-3(3-6 2-6 4-6)으로 무릎을 꿇었다.

정현이 투어 대회 8강에 오른 것은 지난해 4월 US 클레이코트 챔피언십 이후 1년 만이다. 당시 대회는 총상금 규모가 이번 대회보다 작은 ATP 250시리즈였다. 이번 대회는 그보다 한 등급 높은 ATP 500시리즈다. 정현은 ATP 투어 인터넷 홈페이지와 인터뷰에서 “ATP 500시리즈 8강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매 포인트에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테니스를 처음 시작할 때 꿈이 페더러나 나달을 상대해보는 것이었다”며 “나달과 경기가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나달 역시 8강 진출을 확정한 뒤 “정현을 잘 모르지만 경기 영상을 보면서 분석할 것”이라며 “최근 이틀간 날씨가 안 좋았는데 내일은 맑을 것으로 예보돼 팔꿈치나 손목에 무리가 덜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