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경×분석] 대종상 영화제, 리부트 성공?…아직 멀었다

입력 : 2017.10.26 08:37

제54회 대종상 영화제가 ‘리부트 프로젝트’를 선언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분명 파행을 거듭했던 지난해보단 나았지만, 과거 명성과 역사를 되찾기엔 이번에도 부족했다.

25일 서울 중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54회 대종상영화제는 최우수작품상에 <택시운전사>(감독 장훈)를 남녀 주연상에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설경구, <박열> 최희서를 수상자(작)로 선정했다.

제54회 대종상영화제 남녀주연상을 탄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 설경구와 <박열> 최희서.

이번 영화제의 수혜자는 <박열>이었다. 이준익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한 것에 이어 여우주연상, 신인여자배우상(최희서), 의상상, 미술상을 가져가 5관왕을 달성했다.

특히 최희서는 신인상과 주연상을 동시에 거머쥐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러나 여우주연상 후보인 <미씽:사라진 여자> 공효진, <악녀> 김옥빈, <장산범> 염정아, <어느날> 천우희가 불참한 가운데 나홀로 참석해 상을 받은 터라 이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누리꾼들은 “이번에도 출석상 아니냐”고 비난했고, 일각에서는 최희서가 다른 여배우들을 제치고 탈 만한 연기력이었는지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지난해에 ‘대리 수상 금지’를 선언한 뒤 시상식에 참석한 배우들에게만 나눠주기식 상을 안겨 명예를 실추했던 대종상 영화제가 리부트에 제대로 성공하지 못했다는 증거다.

사회자들의 서툰 호흡도 오점이었다. ‘대종상의 남자’ 신현준은 비교적 매끄러웠지만, 함께 호흡을 맞춘 스테파니 리는 어색한 진행으로 시상식 품격을 높이진 못했다.

여러 아쉬운 점 속에서도 이번 대종상 영화제가 노력한 흔적은 엿볼 수 있었다. 공정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 주요상에는 심사위원들의 심사 결과를 공개하는가 하면, 남우주연상 후보인 송강호, 조인성, 남우조연상 후보인 곽도원, 김희원, 배성우, 정진영 등 대다수 후보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또한 수상자 중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이들은 영상으로 소감을 대체해 정성을 보였다. 공연 준비 중인 김소진은 여우조연상 수상 소감을 영상으로 보냈고, 신인감독상을 받은 <가려진 시간> 엄태화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대종상 영화제는 분명 지난해보다는 나아진 시상식이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할 숙제가 많았다. 내년에는 ‘그들만의 축제’란 부정적 이미지를 지우고 제대로 날개를 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다음은 수상작(자) 리스트>

▲최우수작품상=택시운전사

▲감독상=박열(이준익 감독)

▲남우주연상=설경구(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여우주연상=최희서(박열)

▲남우조연상=배성우(더 킹)

▲여우조연상=김소진(더 킹)

▲신인감독상=엄태화 감독(가려진 시간)

▲신인남우상=박서준(청년경찰)

▲신인여우상=최희서(박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