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미는 일본에서 잡지와 광고 등 7년 간의 경력을 갖고 있는 모델이다. 그가 ‘청운’의 꿈을 안고 한국을 찾았다.

그는 한국에서 활동했던 일본 ‘선배’ 연예인들의 활동 모습을 본 후 한국진출에 대한 열정을 품었다.

마사미에게 한국은 어머니의 나라였다. 국내에서 가수활동을 하다 일본에 건너간 어머니는 아버지를 만나 결혼했고 현지에 정착해 마사미를 낳았다. 그는 한국이란 나라 자체는 친근했지만 가정에서는 일본어를 써온 탓에 한국어는 거의 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부담감은 없었어요. 인생은 한 번뿐이니까요. 하고 싶은 거는 바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유민씨나 후지이 미나씨의 활약을 보면서 꼭 한국에 가고 싶었어요.”

마사미는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에서는 ‘히로다 미영’이란 한국식 이름으로 활동했고 한국에서는 ‘마사미’라는 일본 본명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마사미는 두 나라에서 모두 이국적인 매력을 어필할 생각이다.

“신기하게도 일본에서는 저를 보고 한국인같이 생겼다고 하는데 한국에서는 저를 일본인 같이 생겼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일본 영화나 드라마에서 한국인 역할을 도맡아 했어요. NHK 특집극이었던 KAL기 폭파범 김현희 관련 드라마에서도 한국 경찰 역을 했고 <하라주쿠 데니어>라는 영화에서도 한국인 역할을 했어요.”

마사미는 한국에 와서 6개월간 한양대 어학원을 다니며 언어를 다지고 자신의 롤모델인 후지이 미나가 속해있는 회사였던 ‘드래곤하트글로벌’을 무작정 찾아갔다.

“오디션 영상을 제작했는데 ‘한국 방송에 출연하고 싶습니다’라는 말을 ‘프로그램’이란 일본어인 ‘방구미(ばんぐみ)’와 헷갈리는 바람에 ‘한국 방구에 출연하고 싶습니다’라고 한 거예요. 나중에 엄마가 보고 ‘마사미는 분명히 떨어졌을거야’라고 하셨어요.(웃음)”

그의 한국어 공부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대본을 소리 내며 읽는 것이 연기와 한국어공부를 겸함 마사미 방식이다. 노력한 끝에 작품 행운도 찾아왔다.

“대표님이 연락이 와서 한국 공포영화 섭외가 들어왔다고 하시는 거예요. 진출을 했다고 해도 작품을 얻는 건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복권에 당첨된 기분이었어요.”

마사미는 오인천 감독의 영화 <월하>에 일본인 스태프에서 귀신에 씌이는 역할을 맡았다. <월하>는 제 5회 포틀랜드 필름 페스티벌(PDXFF)에 공식 초청되어 호평 속에 현지 소개됐다. 또 오인천 감독의 일본인 남파간첩 이야기를 다룬 <루즈벨트게임: 위험지대>에 연이어 캐스팅돼 최근 촬영을 마쳤다.

마사미도 얼마 전 ‘부산국제영화제’와 ‘도쿄국제영화제’에 참석해 한일관련 포럼을 통해 한일 양국의 영화 제작에 관련된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한국인들에게 일본에 대한 편견없는 정보를 드리고 싶고 또 한국의 숨겨진 좋은 점을 발굴해 일본에 가서 널리 알리고 싶어요. 어떤 분야든 두 나라 관계 교류에 힘 닿는대로 도움을 주고 싶어요.”

제 2의 유민, 후지이 미나를 꿈꾸는 마사미의 당찬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