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적인 한줄평 : 그 이상우 감독 맞습니다.

이상우 감독이 전작들과는 제목부터 사뭇 다른 느낌의 영화를 선보인다. 지난 11일 개봉한 <스타박’스 다방>은 이상우 마니아들에게는 배신 같은 영화며 대중들에게는 이 감독이 처음으로 건네는 악수 같은 영화다. <엄마는 창녀다> <아버지는 개다> <나는 쓰레기다> <욕정이 활활> 등 제목부터 남다른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이 감독이 이번에는 전혀 다른 느낌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이 감독은 이전 작품에서도 가족이라는 소재를 다뤘지만 전형적이지 않은 형태의 가정을 다루며 문제의식을 견지해 왔다. 이번 작품은 분명 이전과 달랐다. 어쩌면 이 감독이 “최근 아버지가 암으로 유명을 달리해 이상아 배우에게 그 점을 투영시켰다”라고 말했던 것에서, 이 영화의 탄생 배경을 찾을 수 있다.

<스타박’스 다방>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주인공 성두(백성현)가 엄마의 강권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척하다 꿈을 위해 강원도 삼척으로 떠나 스타박’스 다방을 개업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일종의 휴먼 감성 코미디 영화로 카페형 다방이라는 신선한 소재에 코믹한 요소를 결합했으니 감독 이름에 겁먹지 않고 극장을 찾아도 된다.

명문대를 나온 주인공 성두는 현실을 뒤로한 채 커피라는 꿈을 좇아 강원도 삼척 궁촌리로 향한다. 그곳에는 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사는 이모 주란이 ‘별다방’을 운영하고 있다. 주란은 아메리카노를 내온 성두에게 “쓰기만 한 커피를 누가 마셔”라며 그 꿈에 반기를 든다. 남들과 같은 길을 걷는 것도 힘들지만 마냥 꿈을 좇는다고 인생이 달콤해지진 않는다. 하지만 현실과 꿈의 괴리 사이에 행복이 비집고 들어갈 공간이 있을 수 있다고 사실을, 이 영화는 웅변한다. 커피를 마시는 순간이 제일 행복한 성두는 별다방을 카페로 바꾸어나간다. 쓰다며 손사래를 치던 주민들도 ‘궁촌리 미남’이 내리는 진한 커피에 서서히 빠져들기 시작하고 연서(서신애)와 성두의 사이도 차츰 깊어진다.

속초의 청량한 해풍 같은 <스타박’스 다방>의 감초는 현지 어르신들의 어색한 연기다. 과하게 어색한 그들의 연기는 작위적이라는 느낌보다 오히려 정겨운 느낌을 준다.

이 감독의 연출도 전작과는 확 달라져 눈여겨볼 만하다. 또한 주연을 맡은 백성현의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의 팬들에게 선물과도 같은 영화다.

이들의 이야기는 커피향처럼 향기롭게 퍼지며 관객들을 미소짓게 하지만 영화 내 동성애를 희화화하는 코드는 다소 불편하게 다가온다. 게이라면 잘생긴 남성에게 상대의 성정체성과 무관하게 추파를 던질 것이라는 스테레오타입은 이 영화가 가진 흠결이다.

■고구마지수 : 0개

■수면제지수 : 1개

■흥행참패지수 : 3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