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랭의 남편 왕진진(왕진진)의 이삿짐에서 박근혜 도자기가 나왔다.

‘도자기 사기 혐의’에 연루된 왕진진답게 그의 이삿짐에서 다수의 도자기가 나왔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얼굴이 새겨진 도자기와 박정희 전 대통령의 휘호였다. 해당 도자기 사진을 본 한 전문가는 “조약하기 그지 없다”면서 “전 대통령의 이미지를 전사지를 이용해 도자기에 붙힌 방식 같다. 청와대와는 상관 없다는 이야기”라며 “주로 사깃꾼들이 과시 목적으로 대통령과 관련된 도자기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16일 오후 왕진진은 한 때 거주하던 강남구 역삼동 빌라에서 살림살이를 빼, 용산구 한남동 낸시랭의 집으로 짐을 옮겼다. 왕진진과 사실혼을 주장하며 이 빌라의 명의자로 알려진 ㄱ씨의 짐은 이미 빠져, 이후 이 빌라는 텅 비게 됐다. 낸시랭과 왕진진은 이 날 이삿짐 트럭을 뺐다가 다시 부르는 등 007 작전을 방불케 했다.

이날 오전부터 현장에서 대기하던 기자들 앞에 낸시랭·왕진진 부부는 오후 12시 20분쯤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에 앞서 오전부터 역삼동 빌라 앞에 대기하던 트럭 운전사들은 기자에게 이삿짐의 최종 목적지가 용산구 한남동 소재 낸시랭의 집임을 확인해줬다.

현장에는 왕진진에게 “도자기 사기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또다른 피해자도 나와 있었다. 그는 “왕진진의 사기 사건에 비호 세력이 있다”는 주장도 폈다. 자신을 ‘고미술품상을 운영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ㄴ씨는 취재진에게 “왕진진에게 연락을 취해도 일체 받지 않아 기사 난 것을 보고 수소문 끝에 여기까지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몇 년 전 왕진진이 도자기를 팔아준다고 해 고가의 한국 도자기를 건넨 적이 있다”며 “시간이 흘러도 도자기 판매대금은 물론 도자기조차 돌려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다음주에 경찰에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ㄴ씨는 왕진진을 믿은 이유에 대해 “모 건설사 회장인 ㄷ씨가 ‘얼굴 마담’으로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나 같은 피해를 입은 사람 중에는 모 지방대 교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사 현장에 나타난 낸시랭·왕진진 부부는 기자들이 다가가자, 인근 식당으로 황급히 모습을 감췄다. 얼마 후 왕진진은 짐을 옮기려고 대기 중인 트럭 기사들에게 지시해, 모든 트럭을 철수시켰다. 하지만 트럭은 오후 2시 30분쯤 다시 현장에 나타나 이삿짐을 날랐다. 빌라로 들어가는 왕진진은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한편 왕진진은 지난달 30일에도 해당 빌라를 방문했으며 전자발찌 충전기를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빌라의 소유주가 ㄱ씨 명의로 돼 있는 것에 대해 낸시랭은 “역삼동 빌라는 역시 비즈니스 차원에서 만들어 놓은 공간으로 명의는 ㄱ씨로 되어 있지만, 보증금 등 금전적인 부분은 모두 남편이 지불했다”고 주장했다. 왕진진 또한 “명의만 그 사람 이름으로 한 것이지 실제 소유주는 나이고 비즈니스 관계다보니 명의를 빌려서 계약하는 부분도 편안하게 진행됐던 부분”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