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013년 불거졌던 ‘긴축 발작’(Taper tantrum·테이퍼 탠트럼)이 재연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선진국이 시중에 풀린 자금을 거둬들이는 양적완화 축소가 신흥국 통화가치 급락과 자금 유출을 불러오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주열 총재는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지난 4일 열린 ‘BOK 국제콘퍼런스’ 개회사에서 “2013년 테이퍼 탠트럼 당시 미국 통화정책 기조 변화 신호가 신흥시장국에서의 급격한 자본 유출과 국제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했다”며 “앞으로 선진국들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언제든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에도 미국 금리 상승과 달러화 강세가 일부 신흥국 금융 불안의 원인이 됐다”고 했다. 이 총재 발언은 이달 중 미국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나왔다.

‘긴축 발작’이라는 명칭은 2013년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말 하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고 신흥국 통화 가치가 떨어지자 이를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신조어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분위기가 당시와 유사하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연준은 오는 12∼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지난 3월에 이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신흥국 투자 자금이 미국으로 빠져 나가면서 통화 가치 급격한 하락과 금융 불안정이 나타나는 국가가 늘어날 수 있다.

이런 불안은 ‘신흥국 6월 위기설’ 근거로 작용하고 있고 아르헨티나와 터키, 인도네시아 등 부채 규모가 크고 경제 상황이 불안정 한 나라를 중심으로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