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없는 ‘무도’ 멤버의 예능 성적표를 들여다봤다.

MBC <무한도전>이 종영 후 3개월이 흘렀다. 대부분 10년 넘게 프로그램을 함께 했던 ‘무도 멤버’들에게 <무한도전>은 그들이 마지막회에서 말했듯 그야말로 ‘인생’이었다. 시청자만큼이나 <무도> 종영이 ‘헛헛’ 했을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 양세형, 조세호 등 예능인 6인의 <무도>없이 버텨낸 3개월간의 예능 성적표를 꺼내본다. 멤버들의 성적은 별점으로 표시한다.

■유재석 ★★★★☆

원래 예능 다작을 하지 않던 유재석은 <무도> 때와 비슷한 기조와 태도로 흔들림없이 묵묵하게 방송에 임하고 있다. 달라진 점이라면 세 개로 분산되있던 프로그램에 대한 열의가 <런닝맨>과 <해피투게더> 두 프로그램으로 압축된 듯한 인상이다. 그에게 있어 한 가지 아쉬운 점은 JTBC <슈가맨>의 종영이다. ‘추억감성’과 ‘음악’은 유재석 본인도 호응이 좋은 소재다.

<슈가맨>이야말로 그가 진행의 압박을 내려놓고 스스로 즐기는 모습을 보여줘 더 즐거운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결국 인기와 화제성에 상관없이 ‘섭외’라는 불가항력적 한계를 갖고 있는 프로그램이라 시즌3으로 돌아오기는 쉽지 않아보인다.

■박명수 ★★★☆☆

‘유재석 없는’ 박명수는 어떨까? <무도> 종영 이후 멤버들 중 가장 많은 편수의 고정 예능을 맡고 있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그가 메인으로 갖고 있는 tvN <짠내투어>는 김생민의 부재로 인해 특유의 짠맛이 사라졌다. 김생민을 다그치고 힐난하며 웃음을 줬던 박명수의 호통 캐릭터가 갈 곳을 잃었다. 그 외에도 그는 OCN <오늘 내일>, TV조선 <아내의 맛>을 진행하고 있지만 그에게 가장 몸에 맞는 옷은 KBS FM <박명수의 라디오쇼>로 보인다.

■정준하 ★★☆☆☆

정준하의 근황은 박명수가 라디오에서 밝힌 듯 “정준하는 지금 본인 가게하고 있다. 되게 잘 된다. 걱정하지 마라”라며 식당 운영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날 때마다 직접 식당 서빙을 맡아할 정도로 식당 운영에 애착이 커보인다. 그는 JTBC <히트맨>과 KSTAR<식신로드4>를 진행하고 있다.

■하하 ★★★☆☆

‘무도의 재간둥이’였던 하하는 SBS <런닝맨>, 웹예능 <빅픽처>와 함께 JTBC <한끼줍쇼>나 <아는 형님>의 게스트로 다양한 형태로 자립을 시도 중이다. 받아치는 예능 보조 역할만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탁월하니 다른 예능에서의 활약도 기대해본다.

■양세형 ★★★★★

걱정할 것이 없는 멤버는 양세형이다. <무도> 고정 전부터 이미 상승세를 탔던 그는 SBS <집사부일체>, MBC <할머니네 똥강아지>, <전지적 참견 시점>, Olive <다 해먹는 요리 학교> tvN <선다방>, KBS <양세형의 짤방공작소> 등 메인 때로는 보조 패널로 이곳저곳에서 예능 마법을 부리고 있다.

조세호와 광희는 예능인으로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큰 기회가 사라져버려 조금은 애처로운 모습이다. 안동대 융합콘텐츠학과 김공숙 교수는 “자신의 핵심 캐릭터 구축에 결정적 도움되는 <무도>가 종영했지만 위기는 기회”라며 “오히려 상대적으로 젊은 조세호나 광희 같은 멤버가 자생력이 돋보일 것”이라 예측했다. 반면 “우려되는 부분은 <무도>의 올드맨이다. 이제 ‘무도 이미지’는 그들에게 없다. 진짜 예능인으로서의 실력을 보여줄 때”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