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장자연과 관련해 성 접대 의혹 사건을 수사했던 당시 경찰이 부실한 수사를 진행한 정황이 포착돼 여론이 들끓고 있다.

검찰 과거사진상조사단은 28일 “2009년 3월 경찰이 고 장자연의 주거지 및 차량 압수수색을 하는 데 걸린 시간은 57분에 불과했다”며 “경찰은 침실 위주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고인이 들고 다니던 핸드백도 수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 과거사진상조사단에 따르면 경찰은 고 장자연이 메모하는 습관이 있어 침실에 수첩과 메모장에 다수 있었음에도 다이어리와 메모장 각각 1권씩만을 압수했다. 또 고 장자연의 핸드백과 립스틱 보관함에 있던 명함도 합수하지 않았다.

또한 경찰은 고 장자연 휴대폰 3대의 통화기록 역시 원본이 아닌 편집된 형태로 검찰에 송치했다. 또한 고 장자연의 인터넷 미니 홈피 ‘싸이월드’에 개인 기록을 남겼을 가능성이 컸지만 경찰은 싸이월드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 조차 하지 않았다.

검찰 과거진상조사단의 이러한 발표가 나자 각계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2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부실 수사”이라며 “정말 핵심적인 증거라고 생각될 만한 것들을 거의 수집하지 않거나 또는 분석한 뒤 기록에 편칠을 하지 않은 정황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사기관이 거짓말을 했다고 하더라도 위증죄 공소시효는 지난 10일 끝났다. 수사기관의 잘못도 처벌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당시 고 장자연 사건을 수사했던 수사기관에 대한 누리꾼들의 분노가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재벌+사법부+경찰+언론사가 합작해 묻어버린 사건이다. 매번 저런식으로 묵히고 왜곡된 사건이 얼마나 많을지…’(brad****), ‘당시 수사기관 관련자들은 직무유기, 증거인멸, 공문서 위조 혐의로 수사해야 한다. 중간 결재권자, 최종결재권자들 죄다 밝혀내 파면해야 한다. 경찰 조직을 다시 바로잡아야 한다’(ptw0****), ‘국민을 속이고 부정한 정권을 호위한 보수신문. 출신 기자와 관계자들은 사회적으로 매장 당해야 한다’(hown****) 등의 의견을 쏟아냈다.

지난 2월 고 장자연 사건 재수사를 촉구하는 청원 글이 청원인 20만명을 돌파했고 청와대가 이에 답변한 바 있다.

당시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은 “상당한 시간이 흘러 공소시효가 대부분 지났지만 성접대 강요나 알선 혐의는 공소시효가 남아 있을 수 있고, 아울러 공소시효를 떠나 과거에 이뤄진 수사에 미진한 부분은 없었는지 여러 각도로 고심하고 관련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